20년 직장 생활의 착각들 _퇴사후에야 보이는 진실

 

20년 직장생활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렇게 해야 한다’, ‘이게 맞다’는 고정관념으로 버텼고, 그게 정답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퇴사 후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더군요. 열정 넘치고, 인정받을 땐 보이지 않던 것들!! 오늘은 그 긴 시간 속, 제가 했던 착각들을 적어봅니다.


Ⅰ. 입사 전 — 혼자 만들었던 믿음들

"필요하면 야근도, 주말 근무도 괜찮습니다. 회사 성장에 꼭 필요한 인재가 되겠습니다."

절실했던 취준생의 다짐 속엔 이런 전제가 숨어 있었습니다.

  • 열심히 하면, 알아줄 것이다.
  • 성과가 나오면, 보상이 따른다.
  • 능력이 있으면, 진급은 자연스럽다.
  • 모든 직원은 열심히 일한다.
  • 회사는 내가 어려울 때, 나를 인간적으로 대할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많은 부분이 ‘나 혼자만의 착각’이었습니다.

Ⅱ. 20년 동안의 깨달음

1. “열심히 하면 알아줄 거다”

사장님과의 오랜 대화??? '사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왠지 인정받고 날 알아주는 느낌이지만, 엄청난 그 무언가는 아닙니다.

사장님의 칭찬 한마디, 우연한 담소에 마음이 들떴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평가는 ‘다른 사람의 입’을 거칩니다. 나와의 대화보다, 내 윗 사람이 날 평가하는 말을 더 믿게 됩니다. 

윗 사람과 관계가 좋지 않다면, 아무리 일을 잘해도 그냥 모난 직원이 될 수 있습니다.  


2. “성과가 나오면 보상이 따른다”

신사업부 영업으로 입사해 5년 만에 매출 97억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말은 

“매출은 올랐는데 영업이익은 마이너스야” 

"지금 매출로는 어렵다. 판매를 더 많이 해야 한다"

매년 2~3배 성장한 매출은 아무 의미가 없었습니다.    

영업 사원이 평가 받아야 할 건 매출 이익이고, 영업 이익은 경영진의 판단과 구조의 문제인데,,, 

그때부터 '이렇게 해서 뭐하나?'라는 생각을 했던 거 같습니다. 


3. “능력 있으면 진급한다”

회사가 성장하던 시절엔 다들 승진했습니다.
하지만 네 번의 구조조정을 겪으니,
진급은 **‘운과 인맥의 게임’**으로 변했습니다.

진급하면 안 될 거 같은 사람이 진급하기도 하고, 

분명, 이 사람은 인재인데, 진급 누락이 되고, 

그때 느꼈습니다.

직장은 실력보다, 윗 사람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는 걸.


4. “모두가 열심히 일한다”

개발실에 가면,
항상 웹툰을 보던 사원이 있었습니다.
몇 번 봐도 여전했고,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습니다.

해외 전시회에서는,
자사 제품 세팅도 매뉴얼을 봐야 가능했던 과장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해도 나랑 같은 월급을 받는구나, 혼자 끙끙거리면 일하는 나는 바보인가?' 


5. “회사는 인간적일 것이다”

인사팀과 육아 휴직관련 이야기를 했던 여직원이 생각납니다. 

항상 웃음 많고 밝은 분이었는데, 인사팀 미팅 후 내내 표정이 어두웠습니다.

그때는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하지만 제게 일이 닥쳤을 때 알았습니다.
해외 출장 중 뇌수막염으로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었고, 10일 입원 후 퇴원했는데, 

'산재 처리하면 복잡하니,,,그냥 복지포인트로 병원비 충당해라' 

회사는 사람보다 돈의 손실만 계산하고 있었습니다.

‘같이 위기를 극복하자’던 사장님 말과는 전혀 다른 온도였습니다. 


Ⅲ. 결국, 직장이란 

고등학교 때는 대학이 목표였습니다.
대학을 졸업하니 취직이 목표가 되었고,
신입 사원일 땐 일을 능숙하게 해내
인정받는 직원이 되는 게 목표였죠.

그리고 어느새,
‘언젠가 나도 이 회사의 임원이 되겠지’
그때부터 제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열심히만 해서 이룰 수 있는 게 아니었는데,
저는 제 시간을 직장에 갈아 넣었습니다.

그 ‘임원’이라는 자리도,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한 위치였고,
퇴직 후엔 또 다른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자리였는데,
그걸 목표로 삼았던 겁니다.

비록 작은 회사였지만,
‘남들 보기에 성공한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던 욕심이
다가올 미래를 보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직장은 내 목표를 실현하는 곳이 아니라,
그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한시적 공간이었습니다.
그걸 조금만 일찍 깨달았다면,
소중한 시간을 나 자신에게 더 쓸 수 있었을 겁니다.

지금 와서야,
그 단순한 사실이 선명히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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