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내가 했던 착각 5가지

20년 직장 생활을 접었습니다.  

'이렇게 해야 한다. 이게 맞다'는 고정관념으로 회사 생활을 했고, 

'이건 그냥 내 생각이었을 뿐!' 현실을, 직장 생활 중 알게 된 것 도, 퇴사 후 보이는 것들도 있습니다. 

열정 넘치고, 인정받을 땐 볼 생각조차 없었고, 주변에서 아무리 얘기해도 귓등에 스치지도 못했던 이야기들인데, 피라미드 속 현실을 알아갈 즈음, '나도 예외가 아니구나'


이렇게 직장 생활 중 제 착각들을 적어 봅니다.


I. 입사 전 

"필요하면 야근도, 주말 근무도 괜찮습니다. 회사 성장에 꼭 필요한 인재가 되겠습니다." 

절실했던 취준생, 그 진심에는 '당연히 이러겠지' 라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열심히 하면, 날 알아 줄 거란 생각. 

성과가 나오면, 보상이 주어질 거란 생각.

일에 대한 능력이 진급 여부를 좌우할 거란 생각. 

모든 직원은 열심히 일한다? 

회사는 직원이 어려움에 처할 때 인간적으로 대할 거라는 생각.


II. 20년 직장 생활에서       


1. 열심히 하면, 날 알아 줄 거란 생각.    

위 사람의 칭찬, 가끔 담배 피면서 만나는 사장님과의 오랜 대화??? 

'사장님과 같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한다' 왠지 인정받고 날 알아주는 느낌이지만, 

엄청난 그 무언가는 아닙니다.

그냥 열심히 일하는 직원 중 한 명이고, 나에 대한 평가는 나 말고 다른 사람을 통해 하는 게 보편적입니다.   

  

2. 성과가 나오면, 보상이 주어질 거란 생각.    

신사업부 영업 경력자로 입사해, 5년 만에 매출 97억 

"매출은 올라가는데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부실한 사업부란 이야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영업 사원이 평가 받아야 할 건 매출 이익.
영업 이익은, 경영을 담당하는 결정권자들이 잘해야 하는 영역이란 걸 알게 되었네요.  

'매출 이익이 부족해 영업이익이 나지 않는다????'   
* 더 팔던지?
* 적게 팔아도, 비싸게 팔던지?
* 제조 원가를 낮추던지? 
  

제조업 근무해 보신 분은 알겠지만,, 그렇게 하고 있고,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보다, 저희는,, 
한때, 엔지니어가 사업부 전체 인원의 50%가 넘을 때가 있었고, 
제 아무리 자기가 맡은 영역에서 성과를 보여도, 결정권자가 생존에 대한 생각이 절실하지 않으면, 이렇게 고정 비용만 높아져, 적은 인원으로 아무리 만들고 팔아도,,,감당되지 않는 거죠. 

영업 경력자로 초기영업을 셋팅했고, 매출도 상당히 올렸는데,, 보너스라는 걸 받아 본적이 없네요.  

3. 일에 대한 능력이 진급 여부를 좌우할 거란 생각.

성장하는 회사는 때 되면 진급되지만, 어려워지는 회사 혹은 정체되어 있는 회사는 진급하기 쉽지 않습니다. 

회사가 네번의 구조조정을 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진급되던 과장도,, 진급 보류가 생기고, 
차장 진급도 임원진 앞에서 PT 하고, 그 중에 몇 %만 진급 되고,

PT란 건, 그냥 '공정성'에 대한 명목일 뿐, 인맥을 통해 보호되고, 포장되고 

'대리급 실력도 되지 않는데, 차장이 되고' 

'조직을 맡고, 12명 중 8명을 퇴사하게 만든 이도, 진급 되고'

참,, 지금 생각하면 어이가 없습니다. 

수 많은 분들이 있지만,, 요기까지 !! 

그냥, '저 사람은 아닌데,,, ' 라는 분들이 진급하는 걸 보면,, 힘 빠지죠^^ 


"일에 대한 능력" 이란 건, 

누군가의 잎을 통해 윗분한테 얘기되는 거라서, 
그 윗 분은 항상 만나는 사람 위주로 만나는 거라서, 

그렇게, 누군가의 잎은, 일을 잘하는 사람을, 못하는 사람으로도, 무언가 하자가 있는 사람으로도 만듭니다.  


4. 모든 직원은 열심히 일한다. 

그렇게 엔지니어가 많던 한창 때, 장비 문제와 AS issue로 개발실에 갈 때가 있었습니다.

제가 너무 고지식 한건가?? 

'웹툰을 버젓이 보고 있는,,사원!! ' 

그래 어쩌다 그럴 수 있어,, 근데, 다음에 또 가도, 웹툰을,,보고,, 

'뭐지? 왜 뭐라고 하지 않지?' 

 

해외 전시에서 자사 개발품을 매뉴얼 보고 셋팅하고 있는 과장!!. 이후에도 별로 틀린게 없더군요. 이상하게 사원 대리는 혼자 AS출장을 가는데, 그 과장은 항상 대리 혹은 사원을 꼭 대동해서 가더군요. 

그리고, 해외 출장 2주전부터 사무실에 앉아 맛집 검색하는 윗분. 

아무 생각없이 일하다, 몇년이 지나 문득,, 맨붕이!!. 

'내가 뭐하고 있는 거지? 같은 월급 받으면서,,' 

이때가 무언가 개인사업을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는 시기였던 거 같네요. 


5. 회사는 직원이 어려움에 처할 때 인간적으로 대할 거라는 생각

이상하게, 육아 휴직으로 인사 총무랑 미팅만 하면 얼굴이 어두워져 나오는 직원들을 몇 번 보았습니다. 

그때는 그려려니 했는데,,,, 

해외 출장 중 뇌수막염에 걸려 10흘 동안 입원해 죽다 살았는데,,,, 금액적으로만 보는 회사를 보며, 참,, 그렇더군요. 

"회사가 어려워 이번달 월급을 이연하고,, 같이 이 위기를 해쳐나갑시다"라고 할때와 딴판이더군요. 

 


III. 뭐였지? 직장이란 게

늦게 입사해서, 어떻게든 좋은 회사 취직한 동기들 따라 잡으려 열심히 했고,

한때는, 내가 가장 잘 하는 일이라서 열심히 했고, 

언젠가는, 이 아이템으로 성공할 수 밖에 없을 거라는 확신으로 달려갔고, 그렇게 달리는 게 재미있어서 좋았고, 

구조조정으로 달릴 아이템이 없어서,, 불안하다,, 그 한가함에 익숙해져,, '이렇게 회사 생활하는 것도 나쁘지 않네' 라는 생각을 잠깐 하기도 했고, 

40넘어, 아부 없이 일로만 버틸 수 없음에 직장은 전장이라는 걸 체감했고, 

그렇게 일로만 도피하는 '나 열심히 하고 있어'를 핑계 삼아, 자신의 미래에 무책임한 생활이 직장이었던 거 같네요. 

깜냥(싫어하는 사람한테 좋아하는 척하기, 불합리한 말에 "예 알겠습니다" 하기)이 되지 않는데, 임원까지 하고 정년퇴임한다는 원대한 꿈을 꾸었던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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