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에서 마라톤으로 가는 이유!!



"마라톤도 달리는 거고, 달리기도 달리는 건데, 무슨 차이가 있어?" 

제 기준으로 보면, 

10km 정도까지는 달리기!
10~20km 정도 달리면, 마라톤을 가기 위한 중간 단계!
마라톤 풀코스 한번 뛰면, 마라톤 초보자 정도 되는 거 같습니다. 


얼마 전 마라톤 풀코스 딱 한번 뛰었으니 초보자로 갓 입문했네요.  
마라톤 풀코스를 준비하며 달려보니, 달리기와 마라톤은 '거리' 그 이상 차이점이 있습니다. 


제가 달리기에서 구지 마라톤으로 가는 이유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I. 몸이 바닥을 치고 

30대 초반 식사도 제때 챙기지 않고, 술자리에서도 비몽사몽 마시고, 해외 출장까지,, 그렇게 2년 지내니, 면역력이 바닥이었습니다. 

피부에 박스만 스쳐도 스친 부분이 붉게 올라오고,
주말에는 잠을 자고 또 자도 피곤하고, 

그렇게 버티면서 지내다, 겨울쯤이었는데, 감기가 두 달 넘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운동할 결심으로 와이프한테,, 

"몸이 너무 좋지 않아, 헬스장 등록해서 운동 좀 해야 할 거 같아"

"영어회화 학원은 2틀 가고, 권투는 또 몇 번 갔어? 헬스장은 또 며칠 가려고??" 

"진짜 몸이 안 좋아서 그래"

"애들 학교 운동장 3달 정도 꾸준히 뛰어, 그러면 등록해 줄게" 

 

II. 달리기 효과 

1. 평균 주 5일 3km 달리기 

그렇게 추운 겨울 깜깜한 운동장에 어떻게든 살려고 나가니 무지 춥더군요. 

추리닝에 잠바에 털모자에, 장갑에, 그냥 신던 신발, 운동장 10바퀴.
걷고 계시는 5~6명의 어르신들과 속도 차이가 거의 없었으니 뛰는 흉내만 냈던 거 같습니다. 

한 3주 정도 되니, 지겹던 감기가 사라졌습니다. 

세 달 정도 깜깜한 운동장에 나갔는데, 무슨 다람쥐도 아니고 너무 지겨웠습니다. 

깜깜함을 뚫고 안양천으로 갔고, 아무도 없을 거 같은 안양천에 걷는 분들이 그렇게 많을 줄은 몰랐습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 봄이 되면서 점점 따스해졌고, 

한 6개월 3km를 주 5일 정도 달렸고, 감기는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달린 거리가 얼마인지도 몰랐고(나중에 핸드폰 헬스앱을 열고 달리다 보니 알게 되었죠), 

'그렇게 긴 거리(3km)를 한번도 쉬지 않고 달린 내가 너무 대견하다' 는 생각을 많이도 했습니다. 


2. 헬스장 러닝머신 5km, 시속 10까지 달성한 날  

뜨거운 여름 해가 있던, 없던 비만 오지 않으면 꾸준히 달렸는데,

장마철이 오면 도저히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옷도 젖고, 하나밖에 없는 운동화도 젖고,, 며칠 비 핑계로 나가지 않다 보니, 자연스럽게 맑은 날에도 나가지 않게 되더군요. 

달리기 루틴이 깨질 거 같아 헬스장을 등록했습니다. 

주로 출근 전에 갔고, 헬스만 하거나 러닝머신에서 걷는 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러닝머신에서 제자리 뛰기를 하니 시간도 길게 느껴지고 땀도 나서 2~3km만 뛰었던 거 같습니다. 

어느날인가 속도 8~9로 5km까지 뛰었는데 한번도 쉬지 않고 5km를 처음 뛰어 엄청 자랑하고 싶은,, 자만감!!  

그러고 한 두달 지나, 건장한 분께서 러닝 머신 시속 10에서 시작해 한참 달릴 때 시속 12.8까지 올리더군요. 

'인간이,, 저렇게까지 뛸 수 있다고????' 

그렇게 자극 받아 며칠 죽을동 살동 30분!!에 5km를 달성했습니다. 


이때가 달리기 시작, 근 1년 되던 때고, 박스에 스쳐도 피부가 붉게 올라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3. '내가 마라톤 할 것도 아니고,,' 

회사 구조조정과 안 좋은 분위기로 7시 출근 명령이 떨어져, 가던 헬스장도 못 가고,  

건강도 어느 정도 회복되었고, 자연스럽게 주 5일 달리기가, 월 4~5번으로 바뀌고, 

특히 더운 여름, 추운 겨울에는 거의 달리지 않고, 봄, 가을에만 또 빤짝 달리고. 

달리다 말다 10년 정도 하니, 거리는 5km에서 7km, 가끔 10km도 뛰고, 

'마라톤 할 것도 아닌데 뭐, 이 정도면 됐지' 

피부도 계속 괜찮고, 감기도 거의 걸리지 않았습니다. 

직장 때려치고 싶을때도 무작정 달렸는데,,침울했던 기분이 좋아지는 걸 느꼈습니다. 


이렇게 10km 달리기는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만들었습니다. 


 

III. 거리를 늘리다 보니, 

1. 내 안에 만들어 놓은 테두리를 벗어나 

제 의지가 아닌, 타의로 평촌중앙마라톤클럽(평촌중앙마라톤클럽 - Daum 카페)에 가입하게 되었고,  

가입한지 얼마되지 않아, 회장님의 권유로 3개월 후 32km 마라톤 대회를 신청했습니다. 

대회를 기준으로 훈련 스케줄을 만들었고, 7km, 10km를 넘어, 주 1회씩 20km 거리를 넘게 뛰다 보니, 혼자 달릴때도 10km는 기본으로 달렸고 점점 달리는 거리가 늘어났습니다.

저 혼자 뛸 때도 15km를 기본으로 셋팅해 놓고, 가끔 20km도 뛰고,, 

그렇게 첫 대회 32km를 뛰고, 이후에도 동호회 정모에 참가하면서 LSD 훈련도 하면서 장거리 훈련을 가끔 하게 되었습니다. 


2. 버티는 힘!!  

'체력을 기르기 위해 운동한다.' 

살면서 제 몸으로 느낀 건 "운동은 건강에 좋다." 정도였고, 지금껏 했던 운동으로 체력까지 좋아진 적은 없었습니다. 

매 순간 힘들 때쯤 타협했고, 건강만 유지하는 수준으로 운동했던 거 같습니다. 

그랬던 저였는데, 

동호회 활동하면서 훈련강도까지 높이고, 그것도 꾸준히 했으니, 49살 처음으로 운동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이렇게 8개월 정도 넘어가니, 버티는 힘!!, 체력이 좋아지더군요. 

예전보다 술 회복 능력이 좋아졌고,
어쩌다 긴장하면서 일할 때, 7시간 넘게 한번도 앉지 않고 집중하고 있고,
밤을 새면 다음날 비몽사몽인데, 다음날도 힘들긴 하지만 1~2시간 자고 평소 스케줄대로 일하고, 


IV. 달리기에서 마라톤으로 가는 이유 

1. 서서히 철이 들면서 

'직장 생활 열심히 하면 넉넉하진 않지만 정년까지 잘 먹고 잘 살고, 정년 후에도 어떻게든 되겠지'  

많은 분들이 그런 것처럼, 50되기 전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개인 사업을 염두했으나, 구체적 계획도 없고, 여유 자금도 없고, 그냥 생각만 많아, 뭐부터 시작할지 막막했고,,, 행동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때, 결심한 게,  

"그래 일단 체력부터 기르자, 하다 안되면 몸빵이라도 해야 하니,," 


2. 조금씩 알게 된 체력의 능력!!  

체력이 조금 좋아지니, 이 체력이라는 게 엄청난 능력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 의지대로 움직여 주는 몸이, 꼭 필요한 순간에 작업 시간을 늘려 주고, 
*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일을 체력으로 버텨 그 고비를 넘기고, 
* 조금 쉬었다 했으면 발견하지 못했을 원인을, 끝까지 집중해 원인을 찾아내기도 하고, 
* 가족에게 짜증을 내던 저였는데, 체력이 버텨주니 가족에게 좀 더 너그러워지고, 


3. 알고 모르고 차이 !

'체력'을 타고 나신 분들은 원래부터 그랬으니, 제 얘기가 공감 되지 못할 거 같고, 

'체력'이 저처럼 좋지 않고, 지금도 그 수준이면, 겪어보지 못하셨기에 똑같이 공감하기 쉽지 않으실 거 같네요. 


저 또한 하기 영상의 명언을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조금 체력이 좋아지다보니 많은 부분 공감이 되네요. 

미생 체력 명언


이렇게, 달리기에서 마라톤으로 가게 되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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