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무릎부상(장경인대건염) 5개월 증상과 운동량

I. 마라톤 풀코스 100미터 앞 

고구려 마라톤 finish line, 100미터 앞에서 풀코스 뛰시는 회원분들을 기다리는데, 

그 100미터를 가지 못하고, 무릎 통증으로 잠깐 쉬어가는 분들을 여럿 보았습니다. 

저 또한 작년 9월 공주 부여 마라톤 때, 절룩거리며 들어왔기에, 그분들이 어떤 심정으로 끝까지 가는지 이해되기도 하고, 지금도 남아 있는 부상 후유증으로, 그분들이 걱정되기도 하고,


그렇게 다치신 분들 '언제쯤 괜찮아 지려나?' 는 심정으로 인터넷을 검색해 볼 거 같은데, 제 경험담이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II. 달리면서 느꼈던 증상

1. 28km 이후 

하프 이후, 5분 초반 페이스가 후반대로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28km 지점에서 오른쪽 무릎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32km부터 달리기 동작만 하면 오른쪽 무릎 통증이 심해졌, 결국 걷다 뛰다를 반복했습니다.  

34km 지점에서 달리기를 포기하고 걷기 시작했습니다. 수거 차량이 보이고, 한참 고민하다 

'첫 풀코스를 포기하면,, 다시 도전할 수 있을까? 트라우마가 되지 않을까?'

아픈 오른발은 최대한 굽히지 않고, 아직 살아 있는 왼발에 힘을 주니, 절룩거렸지만, 뛰는 동작은 되었습니다. 

마지막 8km를 절룩거리며 왔고, 9분 페이스로 finish line을 통과한 시간이 4시간 47분. 


2. 달리기 끝난 후 

걷는 건 괜찮았고, 뛰는 동작 자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뛰는 것만 안되고 걷는 건 아무 이상이 없구나' 는 생각이었는데, 공주에서 안양까지 4시간 넘게 차타고 도착해 내리려 하니 무릎에 빡!! 통증이 왔습니다.

이 후로는 계속 절룩거리며 걸었습니다. 


II. 한 달간 받은 치료와 운동량 

1. 1주일 

2일차,
계단을 제대로 내려가지도 못하고, 절룩거리며 일을 보다, 빨리 낫고 싶은 욕심에, 1년에 한번도 가지 않는 병원에 갔습니다. 뼈는 이상 없고, 무릎 밖, 허벅지 근육과 장단지 근육을 연결하는 무릎에 얇게 붙어 있는 근육에 염증이 생겼다고 합니다. 이걸 '장경인대건염' 이라고 하네요.
비급여 주사를 맞고 소염제 약도 먹고, 일찍 퇴근 후 바로 취침!!


3일차, 
아침에 일어나서 불편하지 않았고, 계단도 편하게 내려가고, 전날 비교 거의 나은듯한 생각이 들 정도로 일반 생활에 불편이 없었습니다. 퇴근 후 안양천으로 나가 뛰어보았습니다.

400미터도 못 가고 다 나은듯한 무릎에 다시 통증이 왔습니다.


이후 3일간, 
4일차에는 3km 정도만 걸었고, 뛰지는 않았습니다. 뛰지만 않으면 괜찮은 듯 했습니다.
5일차에는 그냥 쉬었고, 6일차 토요일 마라톤 정모에서 4km 정도 뛰니, 다시 통증이 시작되어 멈추었습니다.



2. 2주차

평소 약먹는 걸 싫어해 이전에 받은 약도 다 먹지 않았고, 월요일 의사선생님께 진료만 받고 "그냥 혼자 천천히 걸어볼게요" 말만 남기고 병원은 가지 않았습니다.

평소 5분 중반 혹은 후반대 페이스인데, 6분 후반 7분 중반 페이스로 달려도 3~4km 지점에서는 꼭 무릎이 무거워 지면서 다시 통증이 생겼습니다.

월요일, 수요일 한 번씩 4~5km 정도를 달렸습니다. 테이핑까지는 하지 않았고, 얼음찜질은 달리고 나면 30분 넘게 꼭 했습니다.

토요일 아침에 3km 지점에서 통증이 생겼지만, 참고 뛰다 보니 13km를 뛰었습니다.

끝나자마자, 돌아오는 길에 절룩 거렸고, 그날은 찜질하면서 온종일 잠만 잤습니다.

13km 뛴 게 무릎에 또다시 무리를 주었던 거 같습니다. 

토요일 하루종일 자니, 다음날 걷는 건 불편하지 않았고, 왕복 3시간 가량의 산을 갔다왔습니다. 이 때도 다리가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3. 3주차

수요일 2km를 느리게 뛰고 괜찮은 듯 싶어, 5분 초반대로 2km를 달리니, 바로 무릎 통증이 시작되었습니다.

느리게 달리면 그나마 괜찮은데, speed를 조금만 올리면 바로 무릎통증이 시작되었습니다.

3주차가 되니 제대로 달리지 못하는 거에 대한 조바심이 생기고, 우연히 youtube로 "아픈 거 참고 달리면 괜찮아진다"는 영상을 보았습니다. 
금요일 테이핑+무릎보호대까지 착용하고, 통증이 와도 참고 달렸고, 후반에는 530페이스로 10km를 완료했습니다.

이렇게 통증을 참고 달리면 괜찮아 질 거란 생각을 하고 토요일 아침 다시 달려보았는데, 600미터도 달리지 못하고 멈추었습니다. 

토요일 아침 달리기를 포기하고 한의원에 갔습니다.

기계 마사지 => 찜질 => 봉침(전기자극포함) => 부황 한결 좋아진 거 같긴 했습니다. 


4. 4주차

월요일 6분 후반대로 10km를 달리고, 다음날 또 한의원 가고,
수요일 6분 중반대로 9km 달리고, 다음날 또 한의원 가고,
토요일 6분 초반대로 10km 달리고, 그날 또 한의원 가고,

토요일은 좀 괜찮은 거 같아, 마지막 1km는 빠르게 달리려 시도 했는데, 100미터도 못가서,, 바로 무릎에 통증이 생겨 다시 천천히 달렸습니다.



5. 조급함 

장대인대건염은 단기간에 나을 수 있는 부상이 아니라고 합니다. 2~3개월은 달리지 말고 쉬어야, 빨리 회복된다고 하는데,,,  

달리지 않으면, 우울함을 해소할 길이 없고, 달리면, 무릎 통증으로 달리 수 없음에 실망감이 밀려오고, '혹시 이러다 6개월 넘게 고생하는 거 아냐?' 는 우려가 은근히 올라오고, 그냥 누군가 처럼,, '어쩌다 다시 뛰니 괜찮아졌어' 가 저한테도 해당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었습니다. 



II. 두 달째 

1. 1주차 4일 쉬고 달려보니  

2km까지는 7분 중반대로 달렸고, 그 다음 2km는 6분 초 반, 그 다음 5km는 5분 초반 대로 달렸습니다. 부상 이후 처음으로 1km를 4분 후반대로 달렸고, 점점 좋아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뛰고나서 아픈곳을 눌러보았는데, 약간 통증이 있긴 해도 '뭐 괜찮겠지' 한의원을 갈까말까 고민하다, 그냥 집으로 향했습니다.


다음날 근무하는 내내 무릎이 무거웠지만, 걷는 건 크게 불편하지 않아 '뛸 수 있겠지!!'

그렇게, 안양천에 내려가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30미터도 못 가서 바로 통증이 시작되었습니다.



2. 2주차 15km 도전 

종종 15km를 달리며 명상도 하고 온전히 저만의 시간이 그리웠습니다. 그래서 '천천히라도 한번 달려보자'는 생각에 안양천으로 나갔습니다.

5km에서 무릎이 약간 무겁다는 느낌을 받았고, 6km 구간에서는 묵직해졌고, 

7.5km 반환점을 돌니 '무릎이 버텨줄까?'  직진 7.5km로 온 게 후회되었습니다. 


계속 무거워지는 무릎으로, 보폭을 줄여 최대한 버티면서 8분초반 페이스로11km 지점을 넘었고, '이 상태로라도 계속 가보자' 는 마음이었으나, 

"찌릿" 통증이 왔고, 순간 "아" 비명이 저도 모르게 나왔습니다. 

'어,, 뭔 일 나는 거 아냐?, 혹시 잠깐 자세가 흐트러져 그런가?' 

다시 조심히 달렸는데, 20미터도 못 가서 다시 "찌릿" 거기서 멈추었습니다. 



3. 나머지 3~4주   

핸드폰 헬스앱을 열어보니 1주일 달린 거리가 10km가 되지 않았습니다. 

'장경인대건염은 두 세달은 쉬어야 돼' 

'일 때문에 너무 바빠,,,이번 주는 그냥 보내자'

그렇게 타협했더니, 일 스트레스로 지친 몸은, Refresh가 되지 못해 계속 찌뿌등했고, '달리기 무념무상' 시간이 없으니 머리 속에 잔여물이 돌아다니는 거 같고, 

제마 풀코스 뛰는 분들이 훈련하는 걸 보면, 질투심이 폭발할 거 같아,, 마라톤 정모도 안 가게되고,,, 


'이러다 달리기하고 멀어지는 거 아냐?' 

'앞으로 풀코스를 달릴 수 있으려나? 갑자기 또 통증이 재발하는 거 아냐?' 


두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부상으로 제대로 달리지 못하는 스트레스가 꽤 컸던 거 같습니다. 


II. 세달 이후부터  

1. 마음가짐   

아주 오래전 달리기 시작한 지 6개월만에, 처음 3km를 한번도 쉬지 않고 달리고 '굉장한 무얼 해냈다'는 뿌듯함으로 자랑하고 싶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3km 달리고도 그렇게 뿌듯했는데,,, 

지금 5km는 달릴 수 있으니, 욕심내지 말고 무리하지 말고 꾸준히 달리자. 

3개월 이후부터는 5km를 거의 매일 달리기 시작했고, 그렇게 하다보니, 7km까지 괜찮아졌습니다. 


2. 이후    

5km를 달려도 무릎이 괜찮아 져서

5km 이후 7km로 늘렸고, 7km도 한 2~3주 꾸준히 뛰고 나니, 이후 다시 10km까지 올릴 수 있었습니다. 

4달째는, 15km까지 달리 수 있게 되었습니다. 



III. 고구려 마라톤 하프를 달리고 _ 정확히 5개월   

1. 달리 수 있는 거리  

이전엔 32km LSD는 힘들지만 그래도 달리 수 있는 거리였는데, 지금은 겨우 half 정도를 달리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Pace   

작년 4월 행복 마라톤 half를 1시간 44분 안에 들어왔는데, 최근 Half 기록은 1시간 55분입니다. 

예전엔 달리다 기분 좋으면 5분 초반 혹은 저도 모르게 4분 후반 페이스까지 자연스럽게 갔다왔는데, 

지금은, 5분 초반 페이스 유지하기가 여간 쉽지 않습니다.  

   

3. 달리는 자세    

대회때 저도 모르게 가슴이 펴지면서, 자연스럽게 다리가 롤링되었던 거 같습니다. 페이스가 올라가도 숨이 그렇게까지 차지 않고, 다리도 아프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았는데,  최근15km를 혼자 달리다 보면, 하체에 근육통이 오는 걸 유독 더 느낍니다. 

간혹 롤링을 위해 오른발 가동 범위를 넓히면,, 기분나쁜,,, 통증이 그 곳에서 스멀스멀 올라옮니다. 



4. 제 생각은,     

처음 2개월은 달리지 말아야 했는데 

너무 조급하게 달리고 아프고 달리고 아프고를 반복하다 보니, 부상 기간이 길어진 거 같고,
 
부상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연습량이 부족해 페이스도 자연스럽게 떨어진 거 같고, 

혼자만의 추측이지만, 아픈 부위를 감안하고 달리다 보니, 자세도 틀어진 거 같습니다. 


괜찮은 왼발에 힘이 가중되면서, 자연스러운 롤링이 되지 않다보니, 근육에 힘을 주게 되고, 
그렇게,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하체에 근육통이라는 게 생긴 거 같습니다. 



개인적 경험이라 다 적용될 수 없겠지만, 장경인대건염 이라는 진단을 받으셨다면, 

의사선생님도, 한의사 선생님도, 마라톤을 미리 하신 선배님들도 다 똑같이 말씀하듯 


무조건 두 세달은 쉬어야 하는 게 답인 거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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