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세 퇴직, 이직이 사라진 뒤에 남은 선택지
I. 직장인의 선택지는 늘 두 가지뿐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비슷한 패턴으로 살아갑니다.
입사하고, 적응하고, 버티다가 이직을 고민합니다.
그리고 다시 같은 고민을 반복합니다.
매달 받는 급여는 늘 빠듯했고,
투자할 만큼의 여유 자금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선택지는 자연스럽게 하나로 좁혀졌습니다.
지금 회사에 남을 것인가, 더 나은 회사로 옮길 것인가.
개인 사업은 늘 먼 이야기였습니다.
같은 사무실, 옆자리에 앉아 있던 동료가
“사업을 해보려고 합니다”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에도
대부분은 그것을 무모한 선택으로 바라봅니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그 판단의 상당 부분은 냉정한 분석이 아니라
막연한 두려움이었습니다.
II. 45살이 되면, 이직은 기회가 아니라 리스크가 됩니다
40대 중반에 접어들면,
이직은 더 이상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닙니다.
새로운 조직에 다시 적응해야 한다는 부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면
곧바로 평가 대상이 된다는 압박,
결국 “직장이라는 게 다 거기서 거기 아니냐”는 체념이 뒤따릅니다.
이런 생각들이 반복되다 보면
어느 순간 이직이라는 선택지는
조용히 사라집니다.
그리고 그제야 처음으로
이런 질문을 하게 됩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이미 늦었다는 걸 알면서도
그 질문 말고는 더 이상 붙잡을 것이 없습니다.
III. 평균 퇴직 나이가 49세인 이유
40대 초반까지는 잘 들리지 않습니다.
“열심히 하면 된다.”
“실력만 있으면 살아남는다.”
저 역시 그렇게 믿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오래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은
실력만이 아니었습니다.
때로는 비굴함을 삼켜야 했고,
눈치를 봐야 했으며,
조직 내 정치에도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정석대로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
저도 그렇게 믿었습니다.
만약 그 믿음이 맞았다면,
아직도 회사에 남아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직할 곳이 보이지 않는 순간부터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분명히 달라집니다.
상사는 마지막 예의마저 내려놓고
사람을 대하기 시작합니다.
“네가 뭐 별수 있겠냐”는 태도로
지시가 내려옵니다.
더러워서 그만두고 싶어도
갈 곳이 없다는 현실이 발목을 잡습니다.
참고, 또 참고 버티다 보면
몸과 마음이 함께 무너집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마지못해 퇴사를 하게 됩니다.
49세는 준비된 은퇴의 나이가 아니라,
버티다 밀려나는 평균 나이일지도 모릅니다.
IV. 기승전 치킨집, 그리고 뒤늦은 후회
함께 일했던 후배들 대부분은
지금 개인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빠른 친구는 30대 중반에,
조금 늦은 친구도 40대 초반에 회사를 나와
자기 가게를 열고 자기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들을 보며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개인 사업이 쉬운 줄 아나.”
“저러다 망하면 어떡하지.”
돌이켜보면,
그 생각은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제 두려움과 걱정을 그들에게 투영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스트레스와 번아웃으로
퇴사를 고민하던 사이,
그들은 이미 자기 자리에서
천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습니다.
‘왜 나는 회사에서
정년까지 갈 수 있을 거라 믿었을까?’
‘왜 미리, 혼자 먹고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지 않았을까?’
이직을 하든, 버티든
결국 대부분은 비슷한 나이에 회사를 떠납니다.
그렇다면 더 늦기 전에
혼자 버틸 수 있는 힘을 준비했어야 했던 것은 아닐까.
뒤늦게서야
그런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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