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멘탈 관리 어떻게 하시나요?


퇴직 후 흔들린 멘탈, 달리기가 버팀목이 되다

달리기로 버틴 퇴직 후의 시간


I. 자주 보이던 얼굴이 보이지 않을 때

마라톤 동호회에서 늘 보이던 분들이 어느 날 갑자기 한동안 보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젊은 친구들이야 사정이 있겠거니 하지만, 40대, 50대 남성 분들이 안 보이기 시작하면 대부분 경제적인 변화가 찾아온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마음이 쉽게 버텨지지 않았고, 멘탈이 무너지는 순간이 찾아왔죠.
하지만 그 힘겨운 시기에, 달리기가 저를 잡아주었습니다.


II. 낭만이 있던 청춘, 그때의 우리

20대 후반, ‘서른 즈음에’ 를 들으며 감성에 젖어들곤 했습니다. 
졸업 후 취직이 가장 큰 고민이기도 하지만, 한 번쯤 겪었을 시련에 가사가 팍팍 꽂히는 그 추억의 노래 우리 청춘은 먹고사는 일 말고도, 아련한 시련에 눈시울을 적시는 낭만이 있었습니다


III. 일터에서 멀어지는 순간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그 일터. 때로는 가정이 먼저냐, 일이 먼저냐를 두고 다툴 만큼, 삶의 대부분을 쏟아부었던 곳.

그곳이 더 이상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 나이, 바로 40대 중반에서 50대입니다.

이제는 먹고사는 일로 마른 눈물을 삼키며, 감정 대신 책임으로 버티는 나이가 된 것이죠.


IV. 떠밀려 시작한 1인 사업

소심한 A형으로, 개인사업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고, 월급 사장이 제 인생 최대 목표였기에, 일 말고는 관심 밖 이였습니다. 

한번은 유럽 출장 중 뇌수막염에 걸려 10일 동안 입원한 적이 있는데, 병문안 오신 팀장님께,,

"팀장님 처리할 일을 못해서 어떻하죠? 죄송해요" 

제 정신이 아닌 거죠. 어머니도, 와이프도 이러다 못 일어 날까봐,, 그렇게 걱정 했는데,, 

그렇게 회사가 전부인 것처럼 생각했던 제가, 개인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V. 체력과 멘탈이 함께 무너질 때

퇴직 후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습니다. 조언을 구했지만 돌아오는 말은 “경기가 안 좋아서…” 뿐이었습니다.

그때 한 문장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9가지 강점이 있어도 1가지 약점이 추진력을 잃게 만든다.”
제게 그 ‘1가지’는 바로 체력이었습니다.

그래서 ‘걱정만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고 다짐했습니다.
그게 바로 매일 10km 달리기였습니다.


VI. 매일 10km를 달리며

처음 두 달은 거의 매일 10km 이상을 달렸습니다.
제 사무실이 없어 전 직장 책상을 빌려 쓰던 시절, 마라톤 동호회 고문님이 이렇게 말했죠.

“한 집에 두 집 살림하면 힘들 수밖에 없어요.”

그 말이 뼈에 박혔습니다.

관계에 상처 받으면 달리고,
‘잘 할 수 있을까?’ 불안하면 달리고,
두려움이 올라오면 달리고,
아무 일 없어도 그냥 달렸습니다.


VII. 한국 남자 퇴직 평균 나이 49세

같이 달릴 땐, 서로 웃는 모습만 보여주지만, 그 힘든 시기를 버텨야 하는 우리 나이. 

그 힘듦을 저는 달리기로 버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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