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시는 분들 모두, 첫 인터벌 훈련 어떠셨나요?
달리시는 분들 모두, 첫 인터벌 어떠셨나요? 저는… 진짜 죽는 줄 알았습니다. 이걸 왜 하는 건지. 그 첫 경험이 떠올라 이렇게 남겨 봅니다.
I. 첫 인터벌 훈련은 포기
마라톤 대회를 앞두고 속도를 끌어올리던 시기였습니다. 빌드업까지는 괜찮았지만, 600m 전력 + 400m 회복 인터벌은 1회만 하고 포기했습니다.
‘도저히 인간이 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야…’
혼자 조깅주를 돌며 인터벌을 끝까지 해내는 회원님들을 보는데, ‘나만 포기했다’는 생각이 계속 맴돌았습니다. 운동 후의 상쾌함 대신 찜찜함이 가득했죠. 그것도 아주 오래, 아주 많이.
II. 그 다음 주
“조깅 5km 후 인터벌 7회 합니다.”
지난주의 그 찜찜함으로 끝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평소 조깅주 때 수다를 떨던 저는 그날만큼은 입을 꼭 다물고 코로만 호흡했습니다. 조용히 몸을 달구고, 시작 전 화장실에서 머리에 물을 적시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지난주엔 1회만 했는데… 이번엔 7회? 가능할까?”
1회전
600m를 채우기도 전, 400m를 지나며 포기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래도 3회는 하자’는 마음으로 버티는데 회장님이 말했습니다. “10초 더 빨랐네요!”
2회전
속도가 약간 떨어져 버틸 만했습니다. 역시 마지막 200m는 또 지독했죠. 그래도 ‘3회까지는 가보자’는 생각이 올라왔습니다.
3회전
정신이 없어 “지금 4회 끝났나?” 했는데 회장님이 “3회 끝났습니다.”라고 말하더군요. 그 순간 멘탈이 흔들렸습니다.
4~5회전
숨은 거칠어지고 입은 자연스럽게 벌어졌습니다. 거의 한계에 왔고 억지로 버티는 느낌. 5회까지 끌고 간 뒤 결심했습니다.
‘6회부터는 속도를 포기하더라도 끝까지 가자.’
6회전
자리를 뒤로 옮기며 “저는 뒤에서 뛸게요.”라고 했습니다. 출발 전, 모두가 외쳤죠. “화이팅!!”
함성에 힘이 조금 났지만, 머릿속은 계속 싸우고 있었습니다. ‘속도를 늦출까? 끝까지 따라갈까?’ 400m를 넘기며 ‘6회까지만 하자’고 다짐했고 마지막 200m를 쥐어짜며 버텼습니다.
7회전
사람 마음 참 이상하죠. ‘6회까지만 하자’고 했던 제가 회복주 400m를 하며 “그래, 마지막은 같이 가자.”라는 욕심이 생기더군요.
‘600m는 못 가더라도 400m까지만 가자.’ 시작부터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이러다 쓰러지는 거 아닐까?’ 걱정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400m를 채우니 욕심이 생기더군요.
‘200m만 더!’
100m를 지나며 숫자를 세기 시작했습니다. 하나, 둘, 셋, 넷… 그리고 결국 7회를 완주했습니다.
III. 달리기가 무서워지는 순간
‘이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하나?’ 내가 좋아서 시작한 달리기인데, 어느 순간 무서워지더군요.
힘들면 멈추면 되는 건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는 게, 마치 나의 안이함·게으름과 타협하는 것 같은 느낌.
그런 나를 마주하는 게 싫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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