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_ 인터벌 훈련의 생생한 끔찍함

I. 첫 인터벌 훈련은 포기

작년 9월 22일 공주백제 대회를 앞두고 한참 speed 높이는 훈련을 할 때입니다. 
지난주 빌드업까지는 따라했지만, 600미터 빠르게, 400미터 회복 주 인터벌은 1회 하고 포기했습니다.

'도저히 인간이 할 수 있는 운동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혼자 쓸쓸히 조깅주를 돌면서 묵묵히 인터벌 훈련을 끝까지 수행하시는 평중마 노장님들을 보니,,,혼자만 포기했다는 생각에, 운동 후 느끼는 뿌듯함, 상쾌함은 없고 찜찜 하더군요.

그것도 아주 많이,,,,,


II. "조깅 5km 후 인터벌 7회 합니다."

1. 조깅하면서

지난주처럼 찜찜함으로 끝내고싶지 않았습니다.
조깅주 때, 수다를 많이 떠는 편이지만, 그날은 입꾹하고 코로만 들이쉬고 내쉬고 최대한 힘들지 않게 조깅주를 마무리하려 노력했습니다.

조깅주 후 잠시 쉬는 동안에도 달궈진 몸을 식히기 위해 머리에 물을 몇 번 적시고,,,,
최대한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서 조깅주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마음은 간절했지만, 과연,,
'지난주 1회하고 포기했는데,, 6회에서 한번 더 늘어난 7회?? 할 수 있을까?'

2. 인터벌 1~3 회

1회전,
400미터 지나니 역시나 

'1회전도 이렇게 힘든데 7회까지는 못할거 같고, 적어도 3회까지만이라도 하자'

어렵게 600미터가 끝났고, 회장님께서 "아 미안해요. 10초 더 빠르게 달렸네요"

400미터 회복주에서 숨이 어느 정도 차분해 졌고, 


다시 시작된 2회 600미터, 
1회보다 약간 느려진 속도에, 버틸만 했습니다.
600미터, 트랙 한바퀴 반!! 한바퀴까지는 참을만한데, 마지막 200미터가 그렇게 힘들 수 없습니다. 억지로 600미터를 채우고, 또 다시 회복주!
3회전까지만 이라는 생각은 어느덧 사라지고,, '과연 7회까지 끝낼 수 있을까?'


3회전
3회전이 끝났는데, 순간 3회전을 끝낸 건지? 4회전을 끝낸 건지? 헷갈렸습니다.
아무 생각없는거죠..,, 희망과 다르게, 회장님께서

"3회전 끝냈습니다."


3. 인터벌 4~5 회

인터벌 200미터 남겨두고 입이 자동적으로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스쳐가는 다른 분들이 들을 정도로 숨이 심하게 거칠어졌고, 

'5회전까지만 동일하게 하고, 6회 부터는 속도를 포기하더라도 끝까지 쫒아가 보자!!' 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회장님께서 "정팀은 6회부터는 재량껏 해도 되요"

그렇게 5회전 회복주에 들어갔고,, 아직 숨이 거친데 다시 인터벌 구간에 도착했습니다.


III. 인터벌 6, 7회

1. 인터벌 6 회

5회까지가 제 마지막이란 생각을 하고, 자리를 뒤로 바꾸었습니다. 
"꽃미노님 앞으로요. 전 뒤에서 뛸게요"

6회 인터벌 시작 전 회장님께서
"제가 인터벌 6회 하면 다같이 큰소리로 화이팅 외쳐주세요 !! "

"화이팅!!" 있는 힘껏 외치고 꽃미노님 발만 보고 달렸습니다.

달리는 내내,,, '그냥 늦출까? 포기할까?' '아 버텨보자' '아 포기할까!'

그렇게 400미터가 지나고,, '6회전만 끝내자!! 마지막 200미터만 버티고, 끝내자!!'

어렵게 6회까지 끝내고 회복주 내내,,, "포기" "버티기" 수십 번 고민이 들더군요.


2. 마지막 7회

포기와 버티기를 수십번 고민한 끝에, '그래 400미터만이라도 달리자!'
그렇게 다시 인터벌 구간을 시작했고, 입은 시작부터 벌어졌습니다. 

헉헉거리며, 400미터를 지나니, 너무 거친 숨때문에 '이러다 뭔 일 나는 거 아냐?' 걱정과 '200미터만 버티고 뿌듯하게 마무리하자!' 욕망과

마지막 100미터 직진구간에는,,,, 숫자 20까지만 달리자, 하나, 둘, 세엣, 네엣,,,,

그렇게,,,, 7회를 마무리 했습니다.


달리기가 무서워지는 이유는 처음 목표와 타협했을 때, 싫어지는 본인 모습 때문인 거 같습니다.

정말 이게 뭐라고 그 힘든 고민을 하는지,,,,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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