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중앙마라톤 클럽 _ 토요일 정모
I. 부담스러웠던 토요일 훈련
1. 불금
요 영상… 다시 봐도 웃기네요.
“주말이 왜 이렇게 짧지?”
5번의 출근을 겨우 끝내고 맞이한 금요일 저녁.
그 순간만큼은 그냥 모든 걸 툭 내려놓고 싶습니다.
“넷플릭스에 뭐 볼 게 있나?”
어쩌다 시작한 시리즈로 새벽 2~3시까지 버티고…
토요일 아침, 찌뿌둥하게 일어나 TV를 켜면
동물농장 → 서프라이즈 → 영화 산책
이 루틴이 끝나는 순간, 마음속 여유는 사라지고
“아… 주말 다 갔네…” 그 느낌이 찾아옵니다.
그리고 일요일은 늘 그렇죠.
월요일 스트레스가 슬슬 고개를 드는 날.
2. 잔잔해지는 불금
“토요일 아침 7시 정모!”
회장님께서 그러셨습니다.
“달리기하는 사람들 대부분 부지런해요. 이것저것 챙기고도 시간을 만들어야 하니…”
그 말을 듣고 난 뒤부터
금요일 늦은 술자리는 자연스럽게 멀어졌고,
리모컨을 이리저리 돌리다 11시쯤 되면
‘아… 내일 7시 정모인데…’
은근히 부담이 몰려옵니다.
핸드폰 알람을 정모 1시간 전으로 맞춰 놓고,
잠이 들든 말든 누워서 사투를 벌이다
어찌어찌 아침을 맞이합니다.
그렇게, 우리 집의 불금은
서서히 잔잔해졌습니다.
3. “뿌듯한 토요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평중마에 가입하고 수요일 정모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퇴근 후 애들 밥 챙기고, 설거지하고, 세탁할 와이프를 떠올리면
그 시간만큼은 자리를 비우기가 미안했거든요.
하지만 토요일 아침은 달랐습니다.
혼자 일찍 나갔다가, 와이프가 깰 때쯤
운동을 마치고 들어갈 수 있으니
그게 참 자유롭더군요.
알람을 끄고 ‘나갈까 말까’를 몇 번이나 고민하다
반쯤 깬 상태로 회원분들과 한 발 한 발 뛰다 보면
좁아졌던 눈은 조금씩 커지고,
둔탁했던 머리는 가벼워지고,
1~2km 지나면… 다시 정상인이 됩니다.
운동 끝나고 헤어질 때
가장 자주 했던 말.
“뿌듯한 토요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II. 지난주 토요일 정모
1. ‘갈까 말까?’
바라산 코스!
겨울에 몇 번 가봤고, 왕복 30km 정도 되는,
갔다 오면 정말 ‘뿌듯함 MAX’의 코스입니다.
문제는…
3~5km만 달려도 저는 무릎 때문에 쩔뚝거리는 상황.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끝까지 못 갈 텐데…’
‘통증 때문에 돌아오는 길 지옥일 텐데…’
부상이라는 게,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해도
먹먹한 조급함이 생기더군요.
그러다 생각했습니다.
“힘들어도 토요일 루틴은 깨기 싫다.”
“참석은 하되, 혼자 중앙공원만 뛰고 오자.”
2. A조 말고… B조!
“전 중앙공원만 뛰다 들어갈게요.”
그때 고문님께서 한마디.
“정팀 그냥 같이 출발해.”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출발했고,
계원예술대 도착하니 통증이 슬쩍 올라옵니다.
‘이쯤에서 돌아가야 하나…?
아니면 백운호수까지만 참고 가볼까…?’
달리기 자세를 살짝 바꾸면 괜찮아지는 듯하고,
조금 지나면 다시 아프고,
또 괜찮아지고…
그렇게 오르락내리락 하는 통증을 견디며
결국 고문님과 B조 루트를 완주했습니다.
모닝빵님이 항상 말씀하시던 그 문장.
“평중마는 왜 신입도 A조밖에 없냐고!
B조도 C조도 있어야 한다고!”
그래서… 이번엔 제가 ‘B조’를 맡아보려 합니다.
B조로 살아남기 위해
당분간 더 굳은 마음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3. 위로가 되는 영상
어제도 7km를 목표로 안양천을 뛰었는데,
3km 지나니 또 무릎이 무거워지고…
결국 6km에서 종료.
마지막 3km는 7분 후반 종종걸음으로
겨우 집에 왔습니다.
테이핑은 인위적이라 잘 안 했었는데,
회장님이 말씀하시더군요.
“테이핑은 한 겹 근육을 보탠다고 생각하면 돼요.”
그 말을 듣고 바로 테이핑을 하니
조금 편해지더군요.
잠들기 전 얼음팩을 수건에 싸서 무릎에 얹고,
회장님께서 보내주신 의사 선생님 영상을 봤습니다.
그분 말씀이 참 와닿았습니다.
“힘줄도 올리락내리락하면 열이 나요.
5km, 10km 뛰면 그 지점이 발병을 하죠.
그럴 때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 벽을 넘어서야 합니다.’
15km, 20km 몇 번 뛰다 보면 없어져요.
급성기엔 쉬지만,
좀 뛸 만하면 거리를 늘려야
굳은살 박이듯 튼튼해집니다.
쉬었다 또 뛰면… 또 생깁니다.
권투선수 주먹 굳은살처럼요.
우리는 그걸 ‘조짐 의학’이라고 합니다.
조짐이 보이면… 더 조져버리라는 뜻이죠.”
아프면 바로 멈추는 게 답이라 생각했는데,
정반대 의견도 존재하더군요.
그래서 내일 토요일 정모도
B조로 조용히 살아남아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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