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나들이 인사동 북촌한옥마을 익선동 창덕궁

I. 지방보다 서울

저도, 와이프도 20대의 대부분을 한강 남쪽에서 보냈습니다.
데이트도 늘 강남에서 했고, 강북은 멀고 복잡하다는 이유로 거의 가지 않았죠.

그래서 늘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강북도 강남처럼 도심 속 바둑판이겠지.”
“서울은 복잡하고 볼 것도 없다.”

그래서 결혼 후 20년 동안, 어딜 가도 지방으로 나들이를 다녔습니다.

그런데 어찌어찌 다시 서울로 나가보니, 생각이 조금씩 바뀌더군요.

종로3가 먹자 골목.
조밀조밀 붙어 있는 가게들, 골목마다 살아 있는 사람들.

그 사이에 와이프와 나란히 앉아 술을 마시니
왠지 20대로 다시 돌아간 느낌.
그 시절의 감성이 다시 올라오더군요.

그렇게 지난 토요일,
창덕궁과 그 주변을 걸었습니다.

II. 창덕궁

1. 한옥

25년 전 기억으로 한적함을 기대했지만,
역시 주말의 창덕궁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간간히 한가한 공간이 있어
한옥 마루에 앉아 잠깐씩 쉬었고,
뒷마당에서 본 한옥 풍경도 꽤 좋았습니다.

지루해 보이는 뒷마당을 바라보니
할머니댁에서 심심해 죽겠다던
어린 시절의 감정도 스쳐가더군요.

지붕 너머로 보이는 하늘도 예쁘고,
그냥… 평온했습니다.

2. 서울에서 보는 단풍

입구에서부터 단풍이 꽤 괜찮았습니다.

걷다 보면 또 예쁜 곳이 보이고,
그때마다 사진 한 장씩 남기고.

괜히 “서울 단풍도 괜찮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식사는 꼭 하고 들어가세요

입장료 3,000원을 내기 위해 약 20미터 정도 줄을 섰는데,
키오스크라 금방 줄어들더군요.

문제는… 걷는 거리였습니다.
1~2시간 걸었을까요. 다리가 좀, 아니 많이 아팠습니다.

벤치는 거의 없고, 보이면 이미 차지되어 있고,
그래서 저희는 한옥 마루에 앉아 쉬었습니다.

배가 너무 고파지기 전에,
먼저 식사하고 들어오는 게 훨씬 좋습니다.

와이프는 배가 고프면 예민해지는 타입이라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들어가지 않았고,
길 건너 골목에서 밥 먹고 커피까지 마시며
가을의 한가함을 느끼고, 그제야 입장했습니다.


III. 창덕궁 주변

1. 어쩌다 들어간 서순라길

창경궁과 종묘 사이 율곡터널 위 매표소로 나왔습니다.
발이 너무 아파 더는 창덕궁 입구까지 못 가서,
가장 가까운 출구로 나온 거죠.

터널 산길을 내려가자
오른쪽 좁은 골목길에 사람이 엄청 많았습니다.

“여긴 뭐지?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
“일단 사람이 많은 곳엔 뭐가 있겠지.”

그렇게 들어가 보니,
종묘 담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
길 반대편에는 음식점·카페·맥주집이 빼곡하게 줄지어 있고,
도로가 있어 공간이 답답하지 않아
앉아 있기 좋은 분위기더군요.

그리고 골목 사이사이로 들어가니,
‘서순라길이 왜 유명한지’ 바로 알겠더군요.


2. 익선동

반대로 들어간 좁은 골목은
3~4명이 나란히 걷기도 힘들 정도로 좁았고,
음식점과 잡화점으로 가득 찬 진짜 ‘핫플 감성’이었습니다.

조금 답답했는데,
그래서인지 모두가 도로 쪽(서순라길)으로 몰리는 느낌이었습니다.

걷다 보니 곳곳에 익선동 간판이 보이고,
“아, 여기가 익선동이구나” 하고 알았습니다.

3. 뭐지? 인사동이네!

좁은 골목이 답답해서,
탁 트인 곳을 찾아 계속 걷다 보니…

어느 순간,
“어? 인사동인데?”

너무 많이 걸었는지,
익선동 → 종묘 → 인사동까지 와버렸더군요.

외부에 앉아 맥주 한 잔 할 곳은 없었지만,
조용한 곳을 찾아 와이프와 잠시 쉬었습니다.

4. 골목이 예뻐서 따라가다 보니, 북촌 한옥마을

인사동을 빠져나와 안국역 쪽으로 향하다
길 건너 꽃들이 예뻐 잠깐 구경하고,
조금 더 위로 올라가니 골목이 참 예쁘게 열려 있었습니다.

“여기 한번 가볼까?”
“그래, 가보자.”

그렇게 몇 걸음 걷다 보니,
간판에 이렇게 적혀 있더군요.

“뭐야, 북촌 한옥마을이야?”

5. 엥? 픽사까지!

골목을 한 바퀴 돌고 내려오다 보니,
픽사 앞에 도착했습니다.
관광객들이 사진 찍는 그곳.

저희도 슬쩍 사진 몇 장 남기고 내려왔습니다.

IV. 이렇게 다 모여 있을 줄이야

TV에서 보던 서울의 핫플들이
이렇게 가까이 다닥다닥 붙어 있을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먹거리와 볼거리를 생각하면,
서울 나들이도 참 괜찮구나
그런 생각이 든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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