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난 아빠처럼 일하고 싶은데,,,"
I. 밤낮이 바뀐 둘째
첫째도 둘째도 초등학교 때 토요일은 무조건 "평촌도서관 가는날" 이었습니다.
유럽 출장 복귀하는 토요일 새벽에도 집에 도착 후, 비몽사몽으로 얘들 도서관 데려갔으니,,,,
완전 극성인 아빠였죠.
그랬는데,, 의자에는 게임할 때만 앉아있는 둘째넘한테,,
"대현, 너무 늦게 자지마, 학교 빠지는 거 버릇 된다."
"어 !!"
II. 둘째 치과 데려다 주면서
"대현 고등학교때는 공부 좀 하나?"
"해야지!!"
"컴퓨터를 아예 거실로 뺄까?"
"그럼, 추운데서 게임하겠지!!"
"고등학교때 공부하려면 겨울방할 때 공부좀 해야 하는데,,,, 아빠는 촌에서 공부하다 시내 고등학교 첫 시험에, 수학 영어 다 30점 맞아서,, 완전 맨붕이었는데,,"
"난 그냥 아빠처럼 일했으면 좋겠는데..."
"어? 아빠 일 쉽지 않아!! 밤도 새잖아"
"지금도 일찍 퇴근한거잖아. 그리고 나도 일 있으면 밤 샐 수 있어"
III. 너무도 쉬워보였던 알바
혼자 일을 하다보니, 가끔 사람손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잠깐!!
그때마다 큰아들을 부르곤 했는데,
한번은, 방학동안 어디 나가지도 않고 집에만 있는 둘째 밖으로 끄집어 내려고,
"대현 아빠하고 두시간만 같이 일하자. 4만원 줄게"
"알았어"
어쩌다 보니 같이 하려는 일을 혼자 마무리 했고, 약속을 취소할 수 없어,
미루어 놓았던 공구며, 필요 물품을 사러 공구상가와 다이소에 같이 다녀오고, 짐만 옮기고 마무리 했습니다.
저녁 와이프가 퇴근 후,
"대현 오늘 일했어?"
"할 것도 없던데,, 아빠도 할일 없어 보이덴데"
와이프는 알고 있죠. 제가 AS로 외근 가거나 장비 셋팅할 때,, 잠도 못자고 고민하고 있는걸,,,,,
그날 둘째한테는 제 일이 너무 쉬워 보였나 봅니다.
IV. 정답이 없는 시대
아버지 세대에 대학교 나오신 분들이 많지 않았지만, 빚지지 않고 집도 땅도 장만하시고 얘들 대학교도 보내고,
그렇게 부모님의 적극적 지원으로 대학교를 졸업한 우리는 대학교만 나오면 잘 살 줄 알았는데, 겨우 은행 월세로 집을 장만하고, 언제 그만 둬야 할지? 모르는 직장에서 버티거나, 불안한 내일을 걱정하며 뭔가를 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공부해서 대학가면 뭐? 아빠 엄마처럼 직장생활 하겠지, 그렇게 해도 별거 없잖아!!"
한참 첫째와 공부때문에 싸우다,,,,, 그래도 그때는 "대학교라도 가야 이렇게 먹고 사는거야!!" 라고 했지만,
뭐가 정답인지??
저때와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저와 다른 두 아들 넘!!
그저 불안한 마음에, 두 놈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조금이나마 경제적 도움이 되고자,, '돈 없는 상황은 만들지 말아야지' 라는 심정으로,
그리고 '저와 와이프의 내일'을 걱정하며, 이렇게 출근하고 있네요.
언제쯤,,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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