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공정함을 기대했던 나의 후회
20년 직장 생활을 마치고 돌아보면, 후회되는 것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 중 가장 큰 착각은 이것이었습니다.
“회사는 공정할 것이다.”
I. 일하지 않아도 승승장구하는 자들
1. 무능력하게 비춰지는 나
직장 생활 동안 앞뒤 재지 않고 맡은 일을 묵묵히 해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하면 윗분들이 알아주겠지’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팀장 회의에서 누군가 “이런 식으로 진행 중입니다”라고 말하면, 그 일을 실제로 한 ‘나’는 사라지고,
그 말을 한 사람이 일을 주도한 것처럼 인식됩니다.
반대로 문제가 생기면,
“OO에게 그렇게 하면 문제 될 수 있다고 했는데…”
이번엔 OO, 실명으로 등장하고, 본인이 결정한 사항에 대해 책임은 나에게 전가됩니다.
그렇게 나는 잘한 건 없고, 사고만 치는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그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난 그 사실조차 모릅니다.
2. 자괴감
조직은 참 신기합니다.
일하는 사람은 죽도록 일해도 시간이 부족하고,
어떤 사람은 외근 간다며 골프 치고,
사무실 오면 인터넷만 뒤적입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난… 뭐지? 이게 맞나?’
3. 몇 번을 이야기해도 변하는 건 없다
동료들은 그 사람이 어떤식으로 회사일을 하는지, 다 알고 있었고,
후임 중에는 맞서 싸운 사람도 있었습니다.
저도 몇 번이고 임원에게 말했지만, 돌아온 말은 이랬습니다.
“너희들은 왜 그렇게 걔를 싫어하냐?”
사실을 말했을 뿐인데,
그 임원 관점에서는 그냥 ‘쓸모없는 이야기’가 됩니다.
결국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우리가 예민한 사람이 됩니다.
II. 지금 생각하면
1. 왜 회사가 공정할 거라 믿었을까?
어릴 적 한 선생이 자기 아들과 싸웠다고, 쉬는 시간에 들어와 작은 아이를 힘으로 짓밟던 일을 본 적 있습니다.
주변 교사들도 그 사실을 알고도 침묵했습니다.
도덕을 가르치는 학교에서조차 공정하지 않았는데…
사조직인 회사가 공정하리라 믿은 저는 얼마나 순진했던 걸까요?
2. 공정하지 않다는 걸 인정했다면
성과를 제대로 인정해주는 조직이었다면, 열심히 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조직에서 저는 바보처럼 살았습니다.
골프 치고, 인터넷 서치하던 그 친구처럼 살아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멍청했던 거 같습니다.
3. 숲을 보지 못한 나의 잘못
회사에 매몰되면 내 업무만 보이고,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만 보입니다.
가끔은 회사 밖 모임도 나가고,
다른 회사는 어떤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보며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가 보이고,
보여야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걸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내가 성과를 내도 사장이 돈을 버는 것이고,
못 내도 사장이 조금 덜 벌 뿐입니다.
나에게 오는 건 늘 정해진 급여테이블의 월급뿐입니다.
몸과 시간을 회사에 갈아 넣어도,
비위를 맞춰도,
평균 퇴직 나이는 결국 49세.
고지식하게, 우직하게, ‘열심히’만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가끔은 멈추고 전체 숲을 보길 바랍니다.
저처럼 후회하지 마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