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100km 도전 65일 전 _ 안양 삼막사 철탑 코스
흥타령 마라톤 코스가 만만치 않네요.
제 수준에서 말씀드리면,
I. 오르막 내리막 그리고 평지
1. 오르막 길
처음 둘레길을 달렸을 때, 심박수가 최고치를 치더군요.
오르막이 힘들다는 걸 몸으로 느끼고 나서,
오르막 시작 구간에서는 반드시 속도를 낮추어 걷는 속도로 뛰었습니다.
그렇게 느리게 달리면, 끝까지 버틸만 했지만,
몇 번 달리다 보니, 달리기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흥타령 100km 고도를 보니,,, 313미터를 두 번, 270미터도 두 번 올리네요
2. 내리막 길
이게 생각보다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심박수는 확연히 내려가지만, 발을 빨리 멀리 옮기면 옮길 수록 무릎에 무리는 주는 거 같아,
부담스러운 마음에, 발을 조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뛰다 보면, 기껏해야 730 페이스.
3. 그리고 평지
헬쓰에서 "오늘은 하체 조지는 날"이라는 표현을 쓰듯이,
한번 올라갔다 내려오면,,, 하체가 제 하체가 아닌 듯 느껴집니다.
그 상태에서 잠시 쉬는 게 아니라, 다시 뛰어야 하니, 평지에 적응할 때까지 이상하게 달리는 몸과 마음이 엇박자로 흘러가는 느낌입니다.
그렇게 몸 따로 마음 따로,,,달리다 보면, 적응이 되면서 다시 자세가 잡힙니다.
하지만 몸은 이전보다 무겁습니다.
II. 삼막사 철탑 코스
1. 힘을 아끼며
이전까지 안양천을 따라 평지를 왕복했으나, 울트라 대회 코스를 보고 달리는 코스를 바꾸었습니다.
집 앞 학의천을 따라 안양천 서울 방향으로 3km 가면, 다리 밑에서 장기를 두는 어르신들이 있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안양예술공원과 삼막사 방면입니다.
그렇게 1km를 올라가다 보면, 왕이 지나가기 위해 만들었다는, 큼직한 돌로 만든 만안교가 보이고,
조금 지나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계속 따라가면 3km 못가서 하천길이 끝납니다.
잠깐 일반 도로로 올라와 위로 가면 경인교대 정문을 지나쳐, 1km 정도 더 달리면 삼막사 주차장!!
여기까지가 안양천 쌍개울에서 대략 7km 지점입니다.
2. 마음을 다잡고
삼막사 주차장부터 삼막사 절까지 본격적인 오르막 길이 시작됩니다.
한번도 쉬지 않고 온 것처럼, 이 오르막도 한번도 쉬지 않고 가겠다는 다짐을 하며, 한발 한발 내 딛으며, 호흡도 스흡 들이쉬고, 후후 두 번 내뱉고, 신중해집니다.
한 100미터 완만한 경사를 올라가면, 직선으로 쭉 뻗어 있는 징그러운 오르막이 보입니다.
이 곳이 첫 번째 힘든 코스입니다. 대략 500미터를 올리는 거 같습니다.
'어떻게 오르막이 이렇게 직선으로 펼쳐지는지!!'
징그러운 오르막을 쳐다보지 않고 바닥만 보며 인내했는데,
바닥만 보고 달리면 고개가 앞으로 치우치고, 힘이 앞으로 쏠리니, 앞쪽 무릎에 무리를 준다고 하더군요.
이 후로는 꼭대기를 째려보며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오르막이 끝나가는 지점,, 분명 다 끝난 거 같은데,,, 은근 끝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첫 번째 오르막을 끝내고 잠깐 이어지는 평지에서,,,
'최대한 회복하자' 천천히 다리를 옮기며 두 번째 오르막을 준비합니다.
3. 두 번째 오르막
뭐,,, 계속 오르막이긴 하지만,,,
두 번째 급경사가 한 번 굽이쳐 펼쳐집니다.
첫 번째 오르막보다 이 두 번째 오르막이 더 힘든 코스입니다.
'단디 준비하자'
'이번만 참으면,, 다음부턴 좀 괜찮아'
'아,,, 그냥 삼막사까지만 갈까?'
같이 올라가는 자전거를 보며,,, '언제쯤 자전거 보다 빨리 갈 수 있을까??'
옷은 비 맞은 것처럼 쫙 달라붙어 있고, 다리를 타고 흐르는 땀은 양말을 타고 신발까지 저버저벅하게 만듭니다.
그렇게 올라간 두 번째 오르막.
이후 100미터 가량 평지가 이어집니다.
분명, 천천히 달리는 데, 발이 저도 모르게 앞쪽으로 더 나아가면서,, 엇박자가 됩니다.
4. 삼막사
두 번째 난 코스 후, 삼막사 절까지 1km 정도 남았습니다.
이후부터는 크게 펼쳐진 난코스는 없기에, 맘속에 큰 부담감은 없습니다.
1km만 더 가면 삼막사 절까지 올라가는 코스가 끝난다는 희망도 있고,,,
몸이 약간 편해지면서 갈등이 시작됩니다.
'철탑까지 가면 너무 늦을 거 같은데, 삼막사까지만 갈까?'
'아니,,, 처음 목표를 포기하는 거야??? 끝나고 나서,,, 찜찜해 하는 거 아냐??'
'아 그래도 너무 늦을 거 같은데,,, '
그렇게 삼막사에 도착하고 평온한 삼막사 평지를 애써 외면하며 발을 철탑 방향으로 옮깁니다.
5. 철탑
삼막사까지는 아스팔트지만, 철탑 코스는 시멘트 길로 되어 있습니다.
그 시멘트 길이 1km 펼쳐지고, 그 끝에 "큰 철탑"이 있습니다.
여기부터는 나무가 우거져 등산하는 기분입니다.
올라가다 보면, 몇 몇 전망 좋은 명당이 보이고,,, '내려올 때 꼭 가서 한번 봐야지' 생각만 하고,
한발 한발 올립니다.
'그래 포기하지 않고 오길 잘했다'
정상으로 다가갈 수록,,,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시야가 확 트이면서, "철탑"
끝냈다는 안도도 잠시!!
'너무 늦었다고 와이프가 싫어할텐데,,,얼렁 내려가자'
6. 경인교대 앞 계곡
삼막사 넓은 마당 급수대에서 잠시 물을 보충하고,
눈 앞에서 떠나지 않는 성가신 날파리들을 잡으려 손뼉 몇 번 치고,
힘겹게 올라오는 자전거에 맘속으로 몇 번 '화이팅' 하다 보면 경인교대 정문입니다.
상의도, 하의도, 심지어 신발까지 저벅저벅하기에,,, 그냥 입수합니다.
맑은 계곡물로 몸도 옷도 신발도 다 깨끗이 하고,,,,
7. 6-2번 기사님에 대한 예의
전 분명 집까지 뛰어가겠다고 오실 필요 없다고 몇 번이나 말씀드렸는데,,,
기사님께서 한사코
"한참 전부터 정팀 오기만을 기다렸다고,,, 난 그럼,, 여기까지 와서 그냥가냐고,,,"
그렇게 기다리신 기사님께 미얀한 마음에 버스에 탑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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