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드는 억울함
야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내가 잘못된 건지,
아니면 회사가 잘못된 건지.
이 질문은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은 하게 됩니다.
I. 일 잘하는 직원이 되는 과정
면접에 대해 흔히 이런 말을 합니다.
현실에서는 거의 성립하지 않는 말입니다.
지원자는 수십, 수백 명이고 회사는 그중에서 고르면 됩니다.
반면 우리는 단 한 곳이라도 붙기를 바라며 간절해집니다.
그렇게 어렵게 들어간 회사.
인정받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 일이 많을 때는 야근을 하고
- 저녁 약속이 있으면 일찍 출근해 일을 끝내고
- 도저히 안 되면 주말에 잠깐 나와 처리하고
-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퇴근 후에도 일 생각뿐입니다
그렇게 회사에서 일이 최우선인 직원,
소위 말하는 ‘일 잘하는 직원’이 됩니다.
II. 억울함이 시작된 순간
2주간의 유럽 출장 중, 뇌수막염에 걸렸습니다.
출장 복귀 3일 전부터 머리가 깨질 듯 아팠고,
귀국 당일에는 집에서 버티다 결국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 두 번의 척수 검사
- 어머니의 걱정
- 아내의 눈물
10일 만에 퇴원했고, 체중은 8kg이 빠져 있었습니다.
나중에 가족들은 말하더군요.
회사에서 해준 것은
복지 포인트로 병원비 일부 처리.
그리고 얼마 후,
진급 심사에서 탈락했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진급을 위해 필수인 교육 이수를 못 했다는 것.
너무 공정해서, 오히려 차갑게 느껴졌습니다.
그전까지는
야근도, 주말 근무도 억울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스스로를 설득했습니다.
하지만 진급한 사람들의 급여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억울함은 점점 커졌습니다.
III. 뭐가 잘못된 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관성처럼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억울함이 사라진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멈출 이유도 찾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새벽, 잠에서 깼는데 다시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출근한 시간이 새벽 3시.
딱히 급한 일은 없었습니다.
그냥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출근한 겁니다.
그때의 제 마음을 돌아보면 이랬던 것 같습니다.
- 남들보다 잘나고 싶다는 욕심
- 회사는 열심히 하면 보상해 줄 거라는 믿음
- 회사가 내 목표도 이루고, 보상도 받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라는 착각
그래서 더 억울했고,
그래서 회사가 잘못됐다고 생각했습니다.
IV. 직장은 회사 일을 하는 곳일 뿐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보였습니다.
회사는 회사 일을 했을 뿐이라는 걸요.
회사의 목적은 명확합니다.
- 생존
- 이윤 추구
사장님 성품이 아무리 좋아도,
조직은 결국 이 두 가지 목표를 위해 움직입니다.
회사 입장에서 나는
‘일 열심히 하는 직원 중 한 명’이었을 뿐입니다.
제가 병원에 누워 있을 때도
인사·총무에서 가장 중요했던 건,
였을 겁니다.
복귀 후에도
“이렇게 처리하면 산재가 되니, 다른 방법으로 처리하자”
그 정도의 대화만 오갔던 기억이 납니다.
V. 직장에서 너무 열심히 하면 생기는 착각
‘나의 소중한 공간’
지금 생각하면 참 어이없습니다.
내가 돈을 내고 사용하는 공간도 아닌데,
왜 회사 공간을 그렇게까지 소중하게 여겼을까요?
직장에서 너무 열심히 하면
회사에 대한 기대치가 올라갑니다.
그리고 그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
불만과 억울함으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이런 말이 나오나 봅니다.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해야
불만도 없고, 실망도 없다는 말.
“임직원 모두가 회사의 주인입니다”
직장 다닐 때는 이 말을 믿고 달렸습니다.
그래서 더 상처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이 말은 도대체 누가 만든 걸까요?
회사의 주인은 임직원이 아닙니다.
사장입니다.
사장처럼,
직장에 인생을 갈아 넣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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