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사원이 1주일 만에 찍히는 과정


신입 사원이 1주일 만에 찍히는 과정

어느 조직이든 신규 인원이 들어오면 유독 한 번 더 보게 됩니다.

얼마나 긴장하는지, 얼마나 애쓰는지, 주변 눈치는 얼마나 살피는지.


같이 실무를 하지 않더라도, 조심스럽고 긴장한 모습을 보면 괜히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 이 친구 앞으로 일 잘하겠다.”

우연히 그 신입사원이 속한 팀 지인을 만나면, 괜히 묻게 됩니다.

“그 친구 어때요?”

신규로 들어온 인원은 본인이 의식하든 하지 않든, 조직의 평가를 피할 수 없습니다.

얼마 전, 아는 지인이 신입사원에게 인수인계를 하며 겪었던 이야기입니다.


I. “어, 애가 어디 갔지?”

회사가 인수합병 되면서 혼자 맡아오던 회계, 자금, 인사, 총무 업무를 합병된 회사 각 담당자에게 인수인계하게 됐습니다.

한 달만 도와주기로 했던 일이 두 달이 되고, 어느덧 네 달째 알바 형태로 출근하게 됐습니다.

오래 있다 보니 그 회사의 실세들과도 자연스럽게 친해졌고, 직책은 예전 직장 그대로 ‘부장’으로 불렸습니다.

총무 업무를 맡을 2~3년 차 경력직이 새로 채용되어 나란히 앉아 업무 설명을 마쳤습니다.

이후 회사 카페 위치도 알려줄 겸 같이 이동하고 있는데, 문득 신입사원이 보이지 않더군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보니, 저 멀리 엘리베이터 앞에서 인사팀 상무님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뭐지? 말도 없이?’
‘면접 때 봤으니 인사할 수도 있지… 그래도 말은 하고 가야지.’


II. 질문 없는 신입사원

“여기까지가 전체 설명입니다.
일하시다 궁금한 게 있으면 그때그때 찾아오세요.”

그렇게 인수인계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도 신입사원은 찾아오지 않았고, 추가 질문도 없었습니다.

‘나야 편하긴 한데…’
‘질문이 하나도 없을 수가 있나?’


III. “인수인계는 완벽하게 받았습니다”

업무가 많다 보니 인수인계도 역할이 나뉘어 있었습니다.

전체를 총괄하는 메인 담당, 자금은 자금 부서, 인사는 인사 부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총무.

총무 인수인계를 마칠 즈음, 메인 담당자가 저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서류 하나를 보여주며 말하더군요.

“신입사원한테 부장님 계실 때 모르는 거 최대한 물어보라고 했는데요.”

“인수인계는 완벽하게 받았고, 더 이상 물어볼 게 없다고 합니다.”

서류를 보자마자 눈에 들어온 건 숫자였습니다.

“다른 건 모르겠고, 이 서류는 숫자부터 계산이 안 맞는데요.”

잠시 정적이 흐른 뒤,

“어… 숫자도 안 맞아요?”
‘완벽하다’는 말, 쉽게 쓰는 거 아닌데…”


IV. 우연한 말실수이길…

며칠 뒤, 다 같이 점심을 먹던 자리에서 다른 부서 사람이 신입사원에게 물었습니다.

“쉬는 기간엔 뭐 하셨어요?”

“미국에서 월홀 했어요.”

“어? 미국에도 워킹홀리데이가 있나요? 요즘은 제도가 어떻게 되는지 몰라서요.”

별 뜻 없는 질문이었지만, 그 자리에 있던 몇몇 사람들의 표정이 잠깐 굳었습니다.


V. 실세들

직장에서 여성이 ‘차장’ 혹은 ‘부장’ 직책에 있다면, 대부분 대단한 분들입니다.

회사에 꼭 필요한 일을 맡고 있고, 그 일을 아주 잘해온 사람들입니다.

그분들의 영향력은 아래로만 향하지 않습니다. 위로도 향합니다.

회의가 끝난 뒤 여담처럼 오가는 말 한마디가, 신입사원에 대한 첫 인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평가는 생각보다 무겁게 남습니다.


VI. 후회하지 않으려면

신입사원이 인사팀 상무님이나 사장님께 잘 보이는 게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사실, 큰 의미 없습니다.

사장이나 상무가 대리를 불러 놓고 “그 신입사원 어때?”라고 묻는 일은 드뭅니다.

적어도 팀장 정도는 되어야 그 질문이 나옵니다.

그리고 잠깐 본 신입사원의 행동보다, 수년간 함께 일해온 팀장의 평가를 더 신뢰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사팀에 잘 보이고 싶다면, 같이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가 먼저 나와야 합니다.


“질문도 없고, 인수인계는 완벽하게 받았습니다.”

신입사원이 하기엔 조금 이른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을 해보면 3년 정도 지나야 업무가 루틴하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실수는 합니다.

5년쯤 되면 몇 번의 실수를 통해 배우고, 작은 실수는 개인 역량으로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게 됩니다.

이후부터는 루틴 업무보다 생각해야 하는 일, 새로운 일로 확장됩니다.

‘말실수이길…’

같이 일하는 사람, 특히 윗사람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거짓말입니다.

거짓말은 실수를 숨길 수 있다는 뜻이고, 그 실수는 시간이 지나 수습할 수 없는 사고로 커질 수 있습니다.

그때 책임은 팀장이 지게 됩니다.

한 번 무너진 신뢰는 다시 회복되기 어렵고, 그 순간부터 그 사람에게 일을 맡기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관계는 조용히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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