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고 후회하지 말자 _ 일만하지 말고 주변도 좀 봐
두 번째 구조조정
이번 퇴사자는 3개월치 급여을 더 준다고 한다.
자진 퇴사자도 있고, 어쩔 수 없이 퇴사자 명단에 올라, 그만두어야 하는 직원도 있다.
같이 근무했던 직원이 퇴사자 명단에 포함되는 걸 막고, 그저 안심했다.
몇 주가 지나 어수선한 분위기가 정리 되면서 신규 조직 발표가 났다.
두 개의 사업부가 합쳐지면서, 내가 속해 있는 팀의 팀장은 위에 몇 명 이사가 있었으나, 부장임에도200명이 넘는 조직의 수장이 되었다.
그 때까지 그저 그 팀장의 승진을 축하만 했다.
사라진 우리 팀
AS와 영업을 담당했던 10여명의 우리 팀은 완전히 사라졌다.
아이템 시작과 동시에 경력자로 들어왔던 나, 유일하게 이 일을 했던 나
경력과 인맥을 통해 완성되지 않은 제품을 판매하기도, 빠르게 해외 딜러를 개척하면서 매출 달성의 메인 역할을 했다.
사업 초기 영업 파트 3명때부터 같이 있던 팀장. 이 아이템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Detail이 떨어지는 팀장 보단, 실질적으로 내가 이끌었던 팀.
당연히 팀장이 본부장이 되면서 내가 팀장이 될 줄 알았는데, 팀은 사라지고, 같이 했던 친구들은 각 조직 별로 흩어지게 되었다.
나 또한, 아이템 전문 영업에서, 유럽 특정 지역 영업으로 배정되었다.
점점 깨닫는 현실
처음엔, 신규 조직에서 내가 했던 아이템을 각 국가별 영업 사원에게 설명하고 리딩하는 역할을 했다.지금 본부장인 그 팀장을 도울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고, 나 또한 이 아이템 초기 멤버로 이 아이템이 잘 되길 바랬다.
그리고 몇 달 후,
* 내 평가는 내가 담당하는 국가에서 나오는 매출이었고,
* 내가 담당했던 아이템 AS 또한 아무것도 모르는 AS 파트장한테 요청하고, 그 파트장 승인이 떨어져야 움직이는 예전의 나의 팀원들.
* 신제품 가격 결정 또한 판매가 불가한 가격으로 밀어 부치는 본부장. 두 번 큰소리까지 내면서 본부장과 이야기 했지만, "하라면 해" 일개 직원이었던 난 할 수 있는 게 없다. 결국 신제품은 딜러들이 선택하지 않아 얼마 후 단종!!
그만 두는 직원의 한마디
예전 같은 팀에서 AS로 근무했던 직원이 영국 법인 파견을 마치고 한국에 오자마자 사직서를 냈다.
그리고 그 직원의 한마디
"형 아직도 모르겠어? 형 완전히 팽 당했잖아"
"어?"
"구조조정 후 바뀐 조직은 누가 협의 했겠어? 아이템 회의는 들어가도 형이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잖아. 좀 일만하지 말고, 주변 돌아가는 상황도 봐"
1년 지났나? 회사에서 신사업을 시작 하면서 "사업 타당성 보고"를 진행하게 되었다.
물론 또 이용당하는 걸 알고 있지만,,,,, 필요할 땐 쓰고 어느 정도 올라온다 싶으면,,,바로 내려치는,,,,
퇴사 전, 사업부는 다시 둘로 나누어져 예전으로 복귀했고, 그 때 AS와 영업 팀장을 하면서 반토막 난 매출을 다시 올리기 시작했다.
그 때 사장님께서 자주 찾아 오셨는데, 한 번 시작하면 1~2시간으로 이어지는 대화.
그 게 위로 갈 수 있는 기회였을지도,,,
3번의 구조조정. 그리고 남은 자들. 정치가 난무한 곳.
결국 마음이 힘들어 그만 두었다.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