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고 후회하지 말자 _ 급여가 밀리는 회사


I. 급여 밀리는 회사 1단계 _윗 분들부터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회사는 급여 밀리기 전, 구조조정이 먼저 시작됩니다. 

하지만, 조그만 사업장은 '급여가 밀린다' 종종 있는 이야기 입니다. 

회사에 따라 틀리겠지만, 

직급 있는, 혹은 사장이 생각하기에 조금 만만한? 분들 위주로 급여가 밀리기 시작합니다. 

생활을 해야 하기에, 급여의 50%는 지급되고, 나머지는 자금이 풀리는 때에 지급한다는 약속을 합니다. 

직급이 낮은 혹은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원들은 [회사가 어렵다] 정도만 알지, 윗 분들 급여가 밀린다는 사실까지는 모릅니다.


II. 급여 밀리는 회사 2단계 _전 직원이 알게 되고      

받지 못한 급여 50%가 다음 달까지 지급되지 않고, 다시 급여의 50%만 나가게 되면, 다른 분들도 슬슬 이 사실을 알게 됩니다.

서로 밀린 월급에 대한 이야기는 하진 않지만 전 직원이 '윗 분들 급여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불안해 하는 사원들을 보고, "걱정하지마, 이 계약 건만 되면, 이 미수만 해결 되면 앞으로 괜찮아 져"

본인조차 확신 없지만, 그렇게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는 중간 관리자들 입니다. 


III. 급여 밀리는 회사 3단계 _"이번 달 월급은 나오는 거야?"       

회사에 돈이 없다 보니, 일반 사원조차 전체 급여를 받지 못합니다. 

사장이 직접 이런저런 사정 설명을 하면 그나마 괜찮은 회사고, 중간 관리자가 이런저런 대변을 해 줍니다. 

이제 매출 나올 곳, 수금 될 곳, 은행으로부터 자금 융통이 결정되는 날짜. 이런 것들을 알게 됩니다. 

"그 자금 건은 확실히 되는 거 맞아?" 

"그건 계약 되면 계약금은 언제 들어오는 거래?"

그렇게 이번 달 급여 걱정을 전 사원이 합니다. 


IV. 급여 밀리는 회사 4단계 _결정 못하는 회사와 생각만 하는 나  

이쯤 되면 회사에서 "떠나라 혹은 언제까지만 같이 해 달라" 공식 입장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도 않습니다. 

이제 본인이 떠날지 말지 결정해야 하지만,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합니다.

'이 힘든 고비만 넘기면 회사가 다시 괜찮아 지지 않을까?'

'회사가 다시 괜찮아 지면, 어려운 시기 남아있던 직원들한테 나중에 더 큰 보상이 주어지지 않을까?'

'몇 군데 이력서를 넣어 보았는데, 면접 제의 온 곳도 없고,,, 무직으로 보내느니 차라리 지금 상태를 유지하는 게 좋지 않을까?' 

그렇게 급여 밀리는 회사에 당분간 머물게 되고 찔끔 찔끔 나오긴 하지만, 급여는 계속 밀리기 시작합니다.  


V. '이 고비만 넘기면 회사가 괜찮아 지겠지?'

급여가 밀린다는 건, 사장 입장에서 매일 매일 불만으로 가득 찬 직원 얼굴을 봐야 하고, 그 상황이 익숙하지 않을 때, 그 사람 입장에선 지옥과도 같지 않을까? 하네요.

가장 곤욕스러운 상황을 겪으면서도 직원 급여를 주지 못한다는 건, 

매입처에 지급할 대금은 이미 한참 밀려 있고, 

은행 대출도 이미 가용한 금액은 다 끌어다 쓴 상태고, 

신규 계약이 성사된다 해도, 직원 급여보단, 계약 진행을 위한 원재료 구입비로 충당해야 하고,

회사가 정상화 되기까지 갈 길이 먼 회사입니다.

'이 힘든 고비만 넘기면 회사가 괜찮아 지겠지'는 확률이 너무 낮습니다. 

  

VI. 회사가 괜찮아지면 더 큰 보상?? 

급여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투자자, 지인, 친인척이 아닌 한 그 어떤 직원도, 이렇게 이야기 하지 않죠. 

"사장님 이번 고비만 같이 잘  넘기시죠, 저도 최선을 다해 돕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사장이 봐왔던 상황은 '항상 불만에 가득찬, 의심의 눈' 


급여, 즉 제 돈이죠, 제 돈을 회사가 돌려주지 않은 걸, 

'직원들이 참고 기다려 줘서 회사가 괜찮아졌다.'는 생각보단, 

'항상 불만에 가득찬, 의심의 눈'에 대한 상처가 각인되고,  

힘들 때 남아 있던 직원이란 생각보단, 급여가 나가지 않으면 냉정한 친구들이란 생각에, 

"더 큰 보상"은 우리만의 상상일 수 있습니다.  


VII. 무직으로 보내느니 차라리 지금 상태 유지

사회 초년생, 상황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저는 '이 고비만 넘기면 회사가 괜찮아지겠지, 회사가 괜찮아 지면 더 큰 보상이 있겠지' 안이한 생각도 했고, '회사를 그만 두면 바로 취직할 수 있을까?'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이도 저도 아니게 6개월 급여를 받지 못하고 퇴사했습니다. 


'무직으로 보내느니 차라리 지금 상태 유지' 

좋은 옵션일 수 있으나, 몇 가지 제한 사항이 있습니다. 

첫째, 회사가 회생할 거란 막연한 기대를 좀 더 현실성 있게 바라봐야 했고, 

둘째, 나라에서 보장하는 밀린 급여액과 퇴직금을 확인하고, 그 기간에 맞게 최종 퇴직일을 미리 정해놓고,  

셋째, 눈치 보지 말고, 회사일 보다 본인 취직 준비를 최우선으로 했어야 합니다.  


눈치 보지 말고, 

'월급도 나오지 않는데 눈치는 무슨 눈치'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거 같아 잠깐 설명 드리면, 

체계가 잡히지 않은 20~3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사장님 말고도 회사에 투자하신 분들과 같이 근무하기도 하고, 사장님 선 후배, 혹은 친척 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애쓰는 분들이고, 조그만 회사다 보니 직원들과 관계가 좋습니다. 

말로는 "네가 알아서 해 강요는 못하지" 

하지만 같이 있다 보면, 어떡하든 회사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아무리 한가해도 사무실에서 혼자 살겠다고 취직 준비 한다는 게 눈치 보입니다. 

20년 지난 지금 생각하면, 그 분들은 투자자이기도 친척이기도 즉 지금 회사를 통해 자기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분들이었고, 전 그냥 직원이었을 뿐인데,,, 괜한 눈치를 보았던 거 같습니다. 

  

VIII. 뻔뻔함 

급여가 밀려본 분들, 혹은 지금 급여가 한참 밀려있는 분들!! 누구를 지칭하는지 압니다. 

모든 사장님들이 그러진 않겠지만,, 

분명 내 급여는 밀려, 이것저것 돈 나갈 것도 연체 되고, 대출 받아 생활하는데, 어쩐지 사장님 차는 타고 다니는 차 그대로 입니다. 분명 한 달에 나가는 렌트비가 만만치 않은데,,, 

돈 빌려 준 사람은, 빌려 준 돈을 언제 받을 수 있을까? 계속 초조하지만, 

돈 갚을 사람은, 어느덧 갚을 돈을 아깝게 생각하듯, 

한 두 달이, 세 네 달이 되면서, 밀리는 급여는 당연시 되고, 사장 얼굴에 미얀한 기색은 사라집니다. 

퇴사 후 밀린 급여로 전화하면, 내 급여는 한참 후 순위로 밀리게 되고, 그렇게 또 몇 달이 흘러갑니다. 

결국 임금 체불신고를 하고 나서야 '네가 나한테 어떻게 그럴 수 있냐?' 항의성 말을 직 간접적으로 듣고 나서 겨우 내 돈을 돌려 받게 됩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지나고 후회하지 말자 _ 회사 초기 멤버에 대한 착각

지나고 후회하지 말자 _ 이런 회사면 떠날 준비를 미리 하자!!

마라톤 첫 풀코스 자신감 충만한 분들은 꼭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