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만든 한계는 같이 뛰며 깨졌다 – 10년 혼자 달린 러너의 깨달음


10년 동안
“혼자면 충분하다”고 믿으며 달려왔습니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누구와 비교하지도 않고,
그저 스스로 정한 기준 안에서 달렸습니다.

하지만 동호회에서 보낸 단 2개월.
제가 스스로 만들어 놓았던 한계의 벽이 무너졌습니다.

혼자일 때는 몰랐던 것들.
같이 뛸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이 글은
그 변화에 대한 기록입니다.

1. 몸이 무너질 때 시작한 달리기

달리기 “흉내”부터 시작했습니다.

잦은 해외출장,
무절제한 술자리.

어느 순간부터
몸이 억지로 버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감기는 한 달이 가도 낫지 않았고,

박스에 살짝만 스쳐도 피부가 벌겋게 올라왔습니다.

그때 들었던 생각은 단순했습니다.

“뭐라도 하자.”

그게 달리기 시작이었습니다.

30대 초중반이던 시절이었습니다.

집 앞 초등학교 운동장.
10바퀴를 뛰는 ‘흉내’만 냈습니다.

그래도 그때는
“오늘 목표한 건 했다.”
그 뿌듯함 하나로 충분했습니다.

운동장을 벗어나 처음 달린 학의천.

두세 달쯤 지나니
운동장이 지루해졌습니다.

처음으로 어두운 학의천을 달렸습니다.

운동장만 보다가
천을 따라 바뀌는 풍경을 보니
신기하게도 덜 지루했습니다.

그 즈음 가족과 학의천에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와이프는 포장도로를 걷고,
저는 옆 비포장길을 잠깐 뛰었습니다.

그때 와이프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니 남자가 왜 여자처럼 팔을 좌우로 흔들면서 뛰어?
근데… 뛰는 거 맞아?
왜 우리랑 거리 차이가 안 나?”

그땐 농담인 줄 알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혼자 달리다 보니
자세도, 속도도
엉망이었던 것 같습니다.

2. 기록(?)을 만들던 시기, 그리고 스스로 만든 한계

5km 30분 — 그때는 정말 큰 기록

비가 자주 오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아침 달리기도 자주 빠지게 됐고
결국 집 앞 헬스장을 등록했습니다.

러닝머신 속도 8.
그때는 그게 제 기준이었습니다.

그러다 처음으로
속도 12로 뛰는 사람을 봤습니다.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아… 저렇게도 가능하구나.”

속도를 올리는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몇 주 후,

5km 30분을 처음으로 끊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대단한 기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뛰다 말다, 이어온 10년

학의천 → 안양천
평소 5km
주말 7km

그러다 3년 전,
무리해서 20km를 뛰었습니다.

그리고 부상이 왔습니다.

결국
속도도
거리도
포기했습니다.

그때부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그냥 땀날 정도만 뛰자.”

스스로 정해버린 한계.

그때는 진심으로 생각했습니다.

“10km 50분은 나랑은 상관없는 기록이다.”

그렇게,
제 안에 기준이 하나 정해졌던 것 같습니다.

3. 혼자 달리기의 한계를 알게 된 순간

동호회 2개월 — 그리고 늦은 후회

우연히 동호회에 들어갔습니다.

처음으로
“훈련”이라는 걸 했습니다.

마지막 5바퀴는
회장님 발만 보고 뛰었습니다.

머릿속엔 숫자만 있었습니다.

한 바퀴
또 한 바퀴

그리고 계속 들었던 생각.

“끝까지 버텨보자.”

혼자였다면 절대 못 했을 기록.

딱 한 번
10km 47분 기록이 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안 했습니다.

그런데 동호회 훈련에서
다시 그 기록 근처가 나왔습니다.

혼자였다면
절대 못 했을 겁니다.

4. 그리고 이제야 알게 된 것

오늘 처음 만난 젊은 회원의 한마디.

“혼자면 포기하는 걸,
같이하면 포기 안 하게되서 가입했어요.”

10년 넘게 그렇게 생각해 온 제가
조금 후회되더군요.

“동호회는 무슨…
혼자 하면 되지.”

그래도
지금이라도 알게 돼서
다행입니다.

조금 늦었을지도 모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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