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편] AI 시대, 나는 공룡처럼 멸종하는 건가?



고백부터 해야겠다.

나는 AI 시대가 무섭다고 글을 쓰면서
AI로 이 글을 다듬고 있다.

지수(ChatGPT)에게 구조를 묻고,
제미(Gemini)를 통해 다른 시각을 추가하고,
대길(Claude)에게 비유를 다듬는다.

Vrew로 자막을 뽑고,
Canva로 썸네일을 만든다.

AI 시대가 두렵다고 말하면서
매일같이 AI와 시간을 보낸다.

모순이다.

하지만 이게 지금 내 현실이다.


I. 공룡은 자신이 사라질 줄 몰랐다

공룡은 지구의 주인이었다.
크고, 강하고, 압도적이었다.

티라노사우루스는 시속 20~30km로 달릴 수 있었고,
시력은 현대 맹금류에 비견된다고 한다.
트리케라톱스는 거대한 방패와 뿔을 가졌고,
벨로시랩터는 집단 사냥을 했다.

지구 최상위 포식자.

그 공룡이 상상이나 했을까.
자기보다 작고 보잘것없던 포유류가
언젠가 지구를 지배하게 될 거라고.

인간이 AI를 만들었다.
지금은 우리가 주인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 속도가 이상하다.

AI는 점점 더 빠르고,
점점 더 싸고,
점점 더 평균을 잘 만든다.

지구 역사상 영원했던 종은 없다.

공룡도 처음엔 자기가 사라질 줄 몰랐다.
공룡이 한낱 먹잇감이던 포유류가
지구의 주인이 될 거라 상상 못 했듯,

인류가 만든 AI가
새로운 주인이 된다고 상상하는 건
그리 지나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II. 두려우면서도 쓰는 이유

처음엔 AI로 뭔가를 한다는 게
어딘가 가짜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AI 실수담만 찾아봤다.
엉뚱한 답을 하거나, 버럭 화내는 설정이 퍼지거나,
전혀 다른 검색 결과를 내놓는 장면들.

“봐라, 아직 멀었네.”
안심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내가 20년 동안 깨지며 쌓은 경험을
AI가 몇 초 만에 정리해주는 걸 보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AI는 재료를 빠르게 썬다.
레시피도 제시한다.
하지만 무엇을 요리해야 하는지는 모른다.

현장에서 고객 표정 하나만 봐도 "부품 문제가 아니네"라고 먼저 느끼는 감각.
말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그것.
이건 내가 수없이 틀리고, 사과하고, 다시 해보면서 몸에 밴 것이다.

AI는 데이터로 학습한다.
나는 실패로 학습했다.

그 차이는 아직 남아 있다고 나는 믿고 있다.
어쩌면 믿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III. 적응하지 못한 쪽이 사라진다

공룡은 단지 커서 지배자가 된 게 아니다.

압도적인 근력, 강력한 턱 힘, 넓은 시야와 뛰어난 후각.
당시 환경에 완벽히 최적화된 존재였다.

하지만 환경이 바뀌자
그 완벽함은 오히려 무거운 짐이 되었다.

나는 AI보다 빠를 수 없다.
더 저렴해질 수도 없다.

그럼 선택지는 하나다.

두려워하면서도 AI에 익숙해지는 것.
20년의 경험을 흘려보내지 않고 구조로 만드는 것.
그리고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으로 남는 것.

AI는 정답을 제시한다.
하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다.

“안 되면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이 말은 아직 사람의 영역이다.


IV. 날카로운 질문 하나

특이점은 2045년에 온다고 한다.

그런데 솔직히 묻자. 공룡이 사라지는 동안 공룡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아마 어제와 똑같이 살고 있었을 것이다.

나는 AI가 두렵다. 하지만 더 두려운 건 따로 있다.

변화가 오는 동안 내가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 것.

직업을 잃는 건 사건이다.
내 가치가 떨어지는 건 과정이다.

그리고 과정은 항상 조용하다.

조용히 내려가다 보면 어느 날 나는

대체된 게 아니라 이미 싸진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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