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편] AI 시대, 지옥 같은 직장 그래도 버텨야 하는 이유
이력서를 넣어도 오퍼가 오는 데가 없다.
그 나이가 되면 윗사람도 안다.
'네가 별수 있어, 갈 곳도 없고.'
마지막 남은 예의마저 집어 던지고
이제 막 대하기 시작한다.
회의실에 들어가기 전
이미 결과는 정해져 있다.
아무리 완벽하게 준비해 가도
상대는 이미 '트집'이라는 결론을 내놓고 기다린다.
당장 때려치우고 싶다.'
젊었을 때는 와이프한테
회사 욕도 하면서 풀기도 했다.
하지만 40 중반이 되니
와이프 걱정할까 봐
힘든 얘기를 하지 않게 됐다.
그렇게 3개월.
시름시름 몸까지 아프기 시작하니
참다 못한 와이프가 한마디 한다.
대신 생활은 해야 하니,
뭘 하든 최소 생활비는 벌어와."
AI 시대라고 한다.
노동의 가치는 점점 떨어진다고 한다.
근데 지금 당장 내 앞에 있는 건
AI가 아니라
매일 아침 출근길이다.
지금 당장 무서운 건
일자리를 뺏는다는 AI가 아니라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현실.
지금 서 있는 이곳이
월급을 주는 유일한 장소임을.
이 지옥 같은 세상을
버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지금 내 앞에는
두 개의 지옥이 있다.
하나는 지금 직장이다.
출근해도 아무 전화도 없는 정적.
트집이라는 결론을 내놓고 기다리는 상사.
또 하나는
그걸 벗어나려는 시도다.
블로그, 유튜브.
처음엔 신기하다.
뭔가 될 것 같다.
근데 잘 안 된다.
그러면서 시들해지고
다시 직장 지옥으로 돌아간다.
사람들은 흔히
하나를 탈출해야
다른 하나로 갈 수 있다고 믿는다.
이 두 지옥은
서로를 식혀주는 수냉식 쿨러다.
직장이 미칠 듯이 괴로울 때
블로그라는 작은 비상구를 본다.
블로그 수익 $0.01에 막막할 때
꼬박꼬박 통장에 찍히는 월급을 보며 안도한다.
터널이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게 하는 엔진이다.
나는 11년 동안 상장사에서 일했다.
너무 힘들어서 결국 그만뒀다.
지금 생각하면
'그 인간 때문에'라는 관계에
너무 몰입했던 것 같다.
터널 밖이 더 춥다.
지금 직장을 그만두지 마라.
그 지옥 같은 직장은
당신의 실험을 지원해 주는
든든한 스폰서다.
3~4시간 쓴 글 조회수가
한 자리 숫자임을
1년 동안 봐야 하는 현실은
직장 지옥보다 더 무섭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직장에 진심이었다.
그래서 아팠다.
자연스럽게 부장 되고
임원 될 줄 알았던 사람.
언제든 다른 데 갈 수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
이게 40 중반에 무너지기 시작한다.
버티는 게 아니라
분리하는 것이다.
실력이 아니라 정치력의 영역이다.
인정받으려 애쓰지 마라.
그 에너지는
블로그 포스팅 한 줄을 위해 아껴둬라.
사장님 돈 벌어주는 거다.
난 그냥 월급이 전부인
고용된 직원이다.
남는 관계는 1%도 안 된다.
당신을 괴롭히는 그 사람도
지옥행 열차 옆자리에 앉은
불쌍한 승객일 뿐이다.
싸우지 말고 관찰하라.
목매지 마라.
당신은 계약된 시간을 팔았지,
인생 전체를 판 게 아니다.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비로소 남는 에너지가 보인다.
그 에너지가
블로그로, 유튜브로 흘러가게 하라.
며칠 전에 찍힌 블로그 수익이다.
누군가는 "차라리 그 시간에 배달 알바가 낫지 않냐"고 한다.
당장 번 $0.01은
초라한 액수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숫자의 본질은 다르다.
가치를 생산할 수 있다는
존재의 증명이다.
지옥 같은 출근길이
조금 가벼워지는 순간은
계좌의 숫자가 늘어날 때가 아니다.
준비가 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다.
작게 버는 것의 의미는
당장 돈이 아니다.
지금 이 지옥을 견딜 수 있는
약간의 희망이다.
AI 시대가 온다고 한다.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
40 중반 직장인에게
가장 현실적인 답은 하나다.
지금 직장 그만두지 마라.
블로그에 올인하지도 마라.
직장에서 힘을 빼고
작게 시작해라.
와이프가 말했다.
"뭘 하든 최소 생활비는 벌어와."
그게 전부다.
당장 살고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