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편] AI 시대 _ IMF를 기억하는 4050에게— 이번엔 폭풍이 아니라 지각 변동이다.
IMF 때를 기억한다.
어느 날 갑자기 명함이 사라졌다.
선배들이 짐을 쌌다.
신입을 뽑는 문은 굳게 닫혔다.
실제로 그랬다. 고통스러웠지만 기업은 다시 사람을 불렀다. 그건 기다리면 돌아오는 사이클의 문제였다.
지금은 다르다.
지금도 비슷한 장면이 보인다. 대졸 채용이 줄어든다. CPA 합격자도 30% 이상이 취업을 못 한다. 영상 업계에서도 사람이 잘린다. 개발자도 안전하지 않다.
현상은 IMF와 닮았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게 있다.
경기 사이클의 문제.
폭풍은 지나가면 끝이다.
기다리면 자리가 돌아왔다.
구조 자체의 문제.
지각 변동은 지형을 바꾼다.
예전 자리가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다.
이번에는 경기 문제가 아니다. 구조 문제다. 회복을 기다린다고 예전 자리가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전문직도 흔들리는데 — 그냥 회사를 다니는 중년은 어디에 서 있는가.
- 가장 많은 책임
- 가장 높은 생활비
- 가장 애매한 나이
- 다시 취직하기 가장 어려운 위치
젊은 세대조차 취업이 어려운 시장에서 우리가 밀려나면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이 질문 앞에서 4050은 얼어붙는다.
나는 이번 달 생활비를 생각한다.
그 간극이 지금 우리의 위치다.
불안한 마음에 챗GPT 강의를 찾아보고 프롬프트 책을 뒤적인다. 근데 3개월이 지나도 달라진 게 없다.
문제는 학습 속도가 아니다. 위치가 바뀌지 않으면 결과도 바뀌지 않는다.
여기서 게임이 바뀐다. 이건 속도의 경쟁이 아니라 위치의 경쟁이다. 20대와 같은 트랙에서 달릴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서 있을 다른 트랙을 찾아야 한다.
이 질문, 나도 안다. 정직하게 말하겠다. 아직 답은 없다.
IMF 때도 모두에게 통하는 정답지는 없었다. 각자 버텼고, 버티는 방식이 나중을 갈랐다.
다만 이것 하나는 안다. 우리는 아직도 회사라는 단일 구조에 기대고 있다. IMF 때는 그 구조가 회복됐다. 이번에는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지금 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잘릴까?"가 아니라
"잘린 이후를 가정했는가."
희망도, 위로도 아니다.
이 질문을 피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