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ongnamdae 100km Ultra Marathon Part 5 — 'Good Morning'
청남대 100km 울트라 마라톤 5편
'Good Morning'
I. 50km 지점에서
식사를 하고, 환복 후 시간을 보니 자정이 조금 안 되었습니다.
아침에 집을 나설 때, 와이프가
"짜증나, 왜 그렇게 위험한 걸 하려는지,,,"
마음에 남더군요. 아직 자지 않을 거 같아 전화를 했습니다.
"여보세요."
"어, 화영아, 괜찮아?"
"이제 밥 먹었어. 발가락 물집 빼고는 괜찮아."
"알았어, 바로 이상 있으면 포기하고."
"어, 아침에 전화할게."
II. 부부인지 연인인지?
50km 이후 계속 앞서거니 뒷서거니 마주치는 커플이 있었습니다.
부부인지? 동료인지? 잘 구분이 안 되더군요.
우연찮게 잠깐 같이 걷게 되었습니다.
배낭에 있는 파워젤을 먹고 나서,
"회장님, 안에 초코바가 있는데,,, 언제 먹어야 할지 모르겠네요."
"정팀, 피반령 끝나면 오뎅 있으니, 올라가기 전에 배낭은 최대한 가볍게 하는 게 좋아. 지금 먹어."
"아,, 근데 두 개인데,,,"
"하나는 같이 먹고,,,"
이때,,, 뒤에 걷고 있는 커플한테,,,
"혹시 초코바 하나 드실래요?"
"아, 감사합니다."
"근데 작은 게 아니라서,,"
"남편하고 같이 먹을게요."
부부였더군요.
왠지 부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편도 아내도 울트라를 뛸 정도면, 거의 모든 취미 생활을 달리기로 같이 하겠네.'
'그 힘든 여정을 같이 한다는 게,,,'
'밤 세워 데이트를 한다는 게,,,'
'골인 지점에서 그 뿌듯함을 같이 한다는 게,,,'
'나도 나중에 와이프하고 청남대를 같이 올 수 있을까?'
그 힘듦도, 그 뿌듯함도, 밤 세워 데이트하는 것도, 같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습니다.
III. 피반령
대략 77km, 피반령 초입에 들어서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힘들게 걷뛰를 반복하다, 마음 편하게 걸을 수밖에 없는 오르막의 시작.
계속 걷다 보니 80km 팻말이 보였고, 끝날 것 같지 않은 오르막이 끝나면서 보이는 피반령 비석.
이제 높은 산은 끝났다는 안도와, 산을 내려가면 오뎅도 먹으면서 잠시 쉴 수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IV. 굿 모닝
날 밝을 때 뛰기 시작해서, 해가 지는 걸 보고, 어둠컴컴한 곳을 한없이 달리다 보면, 어느새,,, 밝아지는 하늘.
그 모든 시간을 뛰면서 본다는 게,,, 참 이상야릇합니다.
연식이 좀 있어서, 중학교 때 처음으로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이 지나 생각하면,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 말이 "Good Morning"입니다.
정말 인생을 살면서 "Good한 Morning"을 겪어 본 적이 없는 거 같습니다.
매 아침마다 힘들게 일어나는데,,, 왜 "Good"일까,,,
"Hard Morning"이 맞는 말 아닐까?
여튼,,, 그 밝아 오는 하늘을 보고, 같이 페메를 해주시는 회장님께,
한 번도 마음과 일치하지 않았던 그 말을, 처음으로 일치해서 한마디 건냈습니다.
"회장님, Good Morning입니다."
그렇게 85km 지점 오뎅 CP에 도착했습니다.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