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마라톤 100km 준비물과 질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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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천안 흥타령 울트라 마라톤  지난 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일요일 아침 9시까지 처음으로 울트라 마라톤에 참가했습니다.  이런 저런 걱정으로 * 어떤 걸 갖고 갈지?  * 뛸때는 어디까지 챙겨야 할지? 울트라를 18번 뛰신 선배님 (동호회 선배님이고 ID가 하늘님) 이 말씀 주셔서 그대로 챙겨는데,,,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중도 포기하지 않았을까? 하네요.  하나 하나 설명 드리겠습니다.  II. 주체측 전화번호와 자차 필요여부  달리다 중도 포기를 할 경우, 주체측에 전화하고 그 자리에서 대기하면 차가 수시로 픽업합니다. 달리기 전에,  주체측 담당자 전화번호는 꼭 입력해 놓으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자기 차는 갖고가야 할지? 대중 교통을 이용해야 할지? 궁금해서 하늘님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하늘님 중도 포기하면, 한밤중에 대중 교통도 없고, 차를 갖고가야 하나요?"  "큰일나!!, 오다가 졸음운전으로 사고나지, 옛날에 한번 갖고 갔다가,, 나도 큰일날뻔 했어"  "그럼 그냥 기다려야 하나요?" "정팀 나 버리고 혼자 가려고?, 차는 갖고 가면 안돼" 대회 끝나고 전철에 앉아 오는데,,, 정말 자기도 모르게 순간 고개를 떨구고 있었습니다.  자동차는 갖고가지 마세요!! III. 경광봉과 후레쉬 필요여부  작년 울트라 마라톤 하신분 중 한분께서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 말을 들어서, 경광봉은 꼭 챙겼습니다. 많은 분들이 빨간색 봉 경광봉을 가방에 넣고 달리셨는데,,, 제 생각에는 몇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경광봉 부피가 커 가방에 넣고 달리기에는 너무 많은 공간을 차지함  새벽 4시 정도 되니, 바뎃리가 다해 경광봉 꺼진 러너들을 여럿 보았습니다.  주체측에서 앞뒤 깜빡이게 할 수 있도록 경광봉을 요청했지만 앞, 뒤 두개를 들 수 없음.   대신 전, LED로 된 안전 라이트를 두...

울트라 마라톤 104km 완주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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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다치기 전까지  이번이 처음 도전이었습니다.  예전 풀코스를 뛰어보고 다쳐본적이 있어서,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 제발 다치지만 않으면 끝까지 갈텐데,,,' 대회 전에도, 대회 당일에도 의심했습니다.  20km를 통과하면서  '다리기 벌써 무거운데 끝까지 갈 수 있을까?'   20~30km 구간에서는 페이스가 떨어지면서,  '점점 무거워지는 건가?'  30~40km 구간에 산이 있었고, 평소 같으면 뛰었을텐데 걸어 올라갔습니다. 내려올때도 다리에 무리가지 않게 조심히 내려왔습니다.  무거웠던 다리가 풀리고, 컨디션도 괜찮아졌습니다. 40km 도착해서 약간 흥분되었습니다.  '잘하면 완주할 수 있겠는데,,,'   40~54km 그 흥분이 독이 되었습니다.  오르막에 오버페이스를 했습니다.  올라갈때는 느끼지 못했는데, 내려오면서 오른쪽 발바닥이 아픈걸 느꼈습니다.  아픈 발바닥을 지면에 최대한 덜 닿게해, 왼쪽 발에 힘을 주니 그나마 달릴만 했습니다.    '언제까지 왼발이 버틸지?'  한번도 다쳐본적이 없는 왼발이기에,,, 괜찮을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60km를 지나, 70km에 도착해  '잘하면 무리없이 finish line에 들어가겠는데'  마음속에 첫 도전 성공이라는 희망과 흥분이 올라왔고, 가족에게도 동호회분들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해냈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거 같은 기분에 뛰면서 보이는 심심한 거리도, 가로등도 한없이 펼쳐진 도로도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 기분에 도취되어,  530 페이스로 1km 넘게 달렸습니다.  버텨주던 왼쪽 무릎이 아팠고 더 이상 뛸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약간의 방심은 바로 결과로 오더군요. 그렇게 80km에 도착했고, 보급소 스프레이 파스는 이미,,, 없더군요. (개인용 스프레이 파스 필수템)  ...

직장에서 최선을 다해도 제자리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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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후반 급여가 밀린다.   지금까지 열심히 살았는데, 내 삶은 언제부터 꼬인 걸까? 젊은 사장들을 볼 때마다, '난 이 나이 먹도록 뭘 한 거지?'   열심히 살지 않아서??? 이건 아니다.   회사 일은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열심히 했다.  열심히 하면 회사도 나도 잘 될 거라 믿었고, 그 반대의 경우는 애써 무시했다.  하지만, 40대 후반, 애써 무시한 그 반대가 현실이 되었다.  이제 이직도 쉽지 않다. 그렇다고 사업할 돈도 없다.   '뭘 잘 못한 걸까?'  열심히 하면 회사 임원이 될 수 있다는 생각 회사 임원이 되겠다는 목표로 일을 했다. 열심히 하면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알게 되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소용없다.  회사에 올인하는 사람도 있지만, 머물러 가는 곳이란 생각으로 적당히 하는 사람도 많다.  그 성과라는 건, 개인이 아닌, 조직 인원 모두 열심히 했을 때,   그것도 주변 환경이 같이 따라주어야, 즉 운이 좋아야 나온다.  "혼자서 열심히" 는 성과조차도 보장하지 못하고, 다음 진급조차 힘들 수 있다.   운이 좋아 성과를 내었다 해도 40대 진급은 '실력' 만으로 되지 않는다.   회사에 부장은 몇 명이라는 암묵적 숫자가 정해졌기에, 부장 진급은 같은 부서 사람만이 아닌 타 부서 사람과도 경쟁해야 한다.   실력이 비슷하다면, 평가 대상자와 친분 있는 사람이 유리하다  그 친분이라는 게,,, 불합리한 지시에도, "네 알겠습니다"   아부가 되었던, 정치가 되었던 40대 직장인은 반드시 갖추어야 할 능력이다 40대 진급은 '실력'은 기본이고, 윗 사람이 싫어도 좋아하는 척하지 않으면 쉽지 않다.  임원은 커녕 부장 진급조차 불확...

45살 사표 제출 후 심정과 주변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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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서 제출 전  너무 힘들어 그만 두고 싶다는 생각에, 이력서를 올려 보았지만, 연락이 오긴 해도 45살에 과연 새로운 조직에 적응할 수 있을까? 두려웠습니다.  건설 현장에서 전기 일을 하고 계시는 큰 동서도 만나 일은 어떤지 여쭈어보기도 하고, '제발 사람 스트레스 없는 곳이면 어디든 좋다.' 는 심정이었지만, 한번도 해 보지 않는 일을 한다는 게 자신 없었습니다.  억지로 출근하는 날들이 이어지고, 마음이 무거워지니 몸도 좋지 않았습니다.    정말 어떻게 될 무렵, 천운인지, 시작하는 회사에 입사가 결정되었습니다.     사직서 제출과 심정    갈 곳이 있다는 게 너무 좋았습니다.  물론, Start up이라 위험성도 있지만, '이 직장만 아니면 괜찮다' 는 생각이었습니다.  본부장한테 퇴직 의사를 밝히고, 사이가 좋지 않았던 터라 만류는 없었습니다.  11년 동안 자리를 오래 비우면 안된다는 생각에, 한번도 해외로 여행 간 적 없는데, 퇴사 일에 맞추어 가족 여행도 계획하고, 인생이 참 좋게 느껴지던 때였습니다. 출근 부담도 없어지고, 마주치기 싫었던 본부장도 아무 느낌이 들지 않고, 이런 저런 회사 이야기를 하는 무리에 속해 스트레스를 풀던 저였는데, 다 의미 없게 느껴졌습니다.  다만, 저를 따라주고 저 또한 좋아했던 팀원들한테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와이프의 우려     처음 두 직장이 Start up이었는데, 첫 회사에서 6개월치 급여를 못 받았고, 두 번째 직장에서도 간간히 월급이 밀렸습니다.  세 번째, 지금 회사는 상장사였고, 와이프가 그나마 안심했었는데, 다시 Start up에 간다하니, "월급은 나오는 거야? 언제까지 네 월급 나올지 걱정해야 돼?"  그만두는 속 시원함도 있었지만, 새로 갈 회사에서 생각했던대로 일이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