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무릎부상(장경인대) 한달 _ 몸 상태와 심정
다치기 전에는 달리다 아파 멈추는 분들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자만에 쩔던 제가 다치고 나니, 멈추는 심정이 이해 가네요.
부상 관련 무수히 많은 글들을 찾아 보고, 그 글들 중, 제 글도 하나의 참조가 될 수 있을 거 같아 남겨 봅니다.
마라톤 첫 풀코스에서 무릎을 다쳤고 마지막 12km 남겨두고 절룩거리며 골인했는데,
병원에서
뼈는 이상 없고, 무릎 밖, 허벅지 근육과 장단지 근육을 연결하는 무릎에 얇게 붙어 있는 근육에 염증이 생겼다고 합니다. 이걸 '장경인대건염' 이라고 하네요.
I. 다 비슷한 심정이겠죠.
마라톤 첫 풀코스 32km 지점, '포기할까?' '다쳐도 끝까지 갈까?'
지금까지 풀코스를 준비해 달려오신 분들, 누가 첫 풀코스 완주를 포기할 수 있을까요?
전,
'오기' 보다는, '무언가 반드시 해야 될 걸 못하는 그런 껄끄러움과 첫 풀코스를 못하면,, 다음에도 못할 거 같은,, 두려움이' 끝까지 갈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2주 정도면 괜찮아 지겠지'
예상과 다르게 만 4주, 아직 제대로 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II. 한 달간 받은 치료와 운동량
1. 1주일
마라톤 끝난 날 1일차
마라톤 풀코스 완주 후, 걷는 건 괜찮았고, 뛰는 동작 자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뛰는 것만 안되고 걷는 건 아무 이상이 없구나' 는 생각이었는데,
공주에서 안양까지 4시간 넘게 차타고 도착해 내리려 하니 무릎에 빡!! 통증이 왔습니다.
걷는 동작도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2일차
첫날 계단을 제대로 내려가지도 못하고, 절룩거리며 일을 보다, 빨리 낫고 싶은 욕심에, 1년에 한번도 가지 않는 병원에 갔습니다.
그렇게 비급여 주사를 맞고 소염제 약도 먹고, 일찍 퇴근 후 바로 취침!!
3일차
다음날 아침 갑자기 계단도 아무 이상없이 내려가고, 전날 비교 거의 나은듯한 생각이 들 정도로 일상 생활에 불편이 없었습니다. 퇴근 후 안양천으로 나가 뛰어보았습니다.
400미터도 못 가고 다 나은듯한 무릎에 다시 통증이 왔습니다.
이후 3일간
4일차에는 3km 정도만 걸었고, 뛰지는 않았습니다. 뛰지만 않으면 괜찮은 듯 했습니다.
5일차에는 그냥 쉬었고,
6일차 토요정모에서 4km 정도 뛰니, 다시 통증이 시작되어 멈추었습니다.
2. 2주차
평소 약먹는 걸 싫어해 이전에 받은 약도 다 먹지 않았고,
월요일 의사선생님께 진료만 받고 "그냥 혼자 천천히 걸어볼게요" 말만 남기고 병원은 가지 않았습니다.
평소 5분 중반 혹은 후반대 페이스인데, 6분 후반 7분 중반 페이스로 달려도 3~4km 지점에서는 꼭 무릎이 무거워 지면서 다시 통증이 생겼습니다.
월요일, 수요일 한 번씩 4~5km 정도를 달렸습니다.
테이핑까지는 하지 않았고, 얼음찜질은 달리고 나면 30분 넘게 꼭 했습니다.
토요 정모는 트렉이 아닌 중앙공원에서 백운호수까지 갔다오는 코스였고, 3km 지점에서 통증이 생겼지만, 참고 뛰다 보니 13km를 뛰었습니다.
끝나자마자, 돌아오는 길에서는 절룩거렸고, 토요일 내내 찜질하면서 TV앞에서 거의 온종일 잠만 잤습니다.
13km 뛴 게 무릎에 또다시 무리를 주었던 거 같습니다.
토요일 하루종일 자니, 다음날 걷는데는 불편하지 않았고,
토요일 잠만잔게 미얀해 일요일에는 와이프와 왕복 3시간 가량의 산을 갔다왔습니다. 이 때도 다리가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3. 3주차
수요정모에서 2km를 느리게 뛰고, 괜찮은 듯 싶어, 이후 5분 초반대로 트렉을 4~5바퀴 도니, 바로 무릎 통증이 시작되었습니다.
느리게 달리면 그나마 오래 뛰어도 괜찮은데, speed를 조금만 늘리면 바로 무릎통증이 시작되었습니다.
3주차가 되니 제대로 뛰지 못하는 게 답답해 지더군요.
그러다 우연히 "아픈거 참고 달리면 괜찮아진다"는 영상을 보았고,
금요일 테이핑+무릎보호대까지 착용하고, 통증이 와도 참고 달렸고, 후반에는 530페이스로 10km를 완료했습니다.
이렇게 통증을 참고 달리면 괜찮아 질 거란 생각을 하고 토요일 정모에 나갔는데, 600미터도 가지 못하고 바로 집에 왔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하기 참조하세요.
그리고 한의원에 갔습니다.
기계 마사지 => 찜질 => 봉침(전기자극포함) => 부황
한결 좋아진 거 같긴 합니다.
4. 4주차
월요일 6분 후반대로 10km를 달리고, 다음날 또 한의원 가고,
수요일 6분 중반대로 9km 달리고, 다음날 또 한의원 가고,
토요일 6분 초반대로 10km 달리고, 그날 또 한의원 가고,
토요일은 좀 괜찮은 거 같아, 마지막 1km는 빠르게 달리려 시도 했는데, 100meter도 못가서,, 바로 무릎에 통증이 생겨 다시 천천히 달렸습니다.
III. 심정
장대인대건염은 단기간에 나을 수 있는 부상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두달 혹은 세달은 달리지 말고 쉬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달리지 않으면, 우울함이 온몸으로 스며들어 뛰지 않고는 침울해 너무 힘들고,
달리면,
'아 왜 이러지???' 무릎 통증을 느끼며, 더 이상 달리 수 없음에 실망감이 밀려오고,
'혹시 이러다 6개월 넘게 고생하는 거 아냐?' 는 우려가 은근히 올라오고,
그냥 누군가 처럼,, '어쩌다 다시 뛰니 괜찮아졌어' 가 저한테도 해당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오늘 수요일 정모인데, 15km 20km를 뛰면서 저만의 음악을 듣고, 지나가는 풍경을 보면서 한량처럼 달리는 저만의 낭만 달리기를 언제쯤 할 수 있을까??? 참 그립네요.
그 무념 무상의 시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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