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 둘레길 트레일러닝 — 훈련이 아니라 소풍이었다
관악산 둘레길 트레일러닝 — 훈련이 아니라 소풍이었다
I. 코스 개요
1구간: 산악 진입 및 능선 구간 (안양 종합운동장 → 과천)
기점: 안양 종합운동장 (비산동)
운동장 뒷길 → 비산동 군부대(수방사) 입구 → 관악산 산림욕장 진입 → 비산능선 → 과천 매봉(응봉) 방향
하천을 거치지 않고 군부대 옆 등산로를 통해 바로 관악산 줄기에 올라타는 코스입니다. 초반부터 오르막이 시작되어 체력 소모가 크지만, 울창한 숲을 바로 만날 수 있는 '찐' 트레일러닝의 시작점입니다.
2구간: 과천 하산 및 연결 구간 (과천 시내 → 사당)
과천 매봉 하산 → 정부과천청사역 부근 → 과천대로 인도 → 남태령 고개 → 사당역(남현동)
산에서 내려와 과천 시내를 관통한 뒤, 서울로 넘어가는 길목입니다. 남태령의 완만한(?) 경사를 지나 사당역으로 향합니다.
3구간: 관악산 둘레길 1구간 (사당 → 서울대 입구)
사당역 → 관음사 입구 → 관악산 둘레길(사당 구간) → 낙성대 공원 뒷길 → 서울대 정문
사당역에서 서울대까지 이어지는 산자락 숲길입니다. 능선까지 올라가기 힘들지만, 일단 올라가면 경사가 완만하여 리드미컬하게 달리기 좋은 구간입니다.
4구간: 계곡 진입 및 무너미 고개 (서울대 → 무너미)
서울대 입구 관악산 문 → 호수공원 → 계곡길(제4야영장 방향) → 무너미 고개
관악산의 심장부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무너미 고개는 안양과 서울의 경계를 잇는 핵심 포스트입니다.
5구간: 하산 및 수목원 구간 (무너미 → 안양 예술공원)
무너미 고개 하산 → 서울대 안양 수목원 계곡길 → 안양 예술공원
무너미 고개에서 내려와 널찍한 안양 수목원을 통과해 안양 예술공원에 당도합니다. 탁 트인 수목원 길은 마치 완주를 축하해 주는 '피니시 라인' 같은 느낌을 줍니다.
부담이 된다면, 사당역부터 합류해 후반 구간만 함께 달리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II. 이 코스의 매력
1. 훈련이지만, 훈련 같지 않은 시간
봄 마라톤이 끝나면,
그동안 준비해온 긴 시간 뒤에 찾아오는 공백이 있습니다.
훈련은 해야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오늘은 좀 쉬고 싶다"
는 생각이 들 때도 많죠.
그런데 이 코스는 다릅니다.
처음 가보는 길,
반가운 사람들과 함께 달리는 시간.
이건 '훈련'이라기보다
그냥 기분 좋은 하루에 가깝습니다.
2. 남태령을 '뛰어서' 넘는 경험
차로 수없이 지났던 남태령 고개.
항상 막히던 그 길을
이번엔 직접 달려서 넘습니다.
익숙한 길이지만,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이 묘한 낯설음이, 이 코스의 또 다른 매력입니다.
3. 산을 '걷는 게 아니라 뛰는' 감각
사당에서 관음사 입구까지 올라가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아, 나 산을 뛰고 있구나."
등산과는 다른 느낌.
조금은 힘들지만, 그만큼 더 뿌듯한 순간입니다.
이 구간은
러너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해줍니다.
달리는 내내 마음만큼은 사진 속 주인공들처럼 청춘이었던 시간.
기념하고 싶은 곳마다 멈춰 서서 사진을 남기며,
훈련인 듯 소풍인 듯 이 여정을 즐겼습니다.
4. 랜드마크에서 남기는 인증샷
나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한 번쯤은 꼭 와보고 싶었던 장소.
서울대 정문.
그곳에 도착했다는 것만으로도
작은 체크포인트를 찍은 기분이 듭니다.
5. 정말 '소풍 같은' 하루
사진을 보면,
그날의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집니다.
힘든 코스였지만,
표정은 전부 웃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날은
훈련이라기보다,
완전히 소풍에 가까운 하루였습니다.
그날의 즐거움은 표정으로 나오는 거 같습니다.
III. 마지막을 안양 예술공원으로 정한 이유
10명이 함께 식사를 했습니다.
부족함 없이, 충분하게.
맛도 괜찮았고,
술까지 포함해서 총 15만원.
이 정도면, 꽤 만족스러운 마무리였습니다.
아침 6시에 출발해서
11시쯤 도착,
그리고 1시 30분에 헤어졌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달리며
맑은 공기를 마시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편하게 대화를 나눈 시간.
그 자체로
기분 좋은 하루였습니다.
가끔은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며
지금의 시간을 흘려보내는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 말합니다.
"아 또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구나."
예전에는
동호회 활동이나 여행 같은 것들이
사치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왜 그렇게 걱정만 하면서
현재의 기분을 망쳤는지
아쉽습니다.
아직 이 버릇을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지만,,,
일상의 즐거움이
오히려 지금 현재에 더 충실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을
점점 몸으로 느끼는 요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