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중앙마라톤 "잔치"

I. 운동 동호회라는 게,,, 

1. 가입 때

작년 11월 퇴사하면서, 복잡한 심정으로 10km를 한 달 정도 달릴 때, 회장님의 권유로 같이 뛰게 되었습니다. 

'동호회' 가입 때는, 동호회 분들과 개인적 관계를 쌓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수요 저녁 정모, 토요 아침 정모. 

맞벌이라, 자리 비우기가 쉽지 않아, 수요 정모는 참석하지 않았고, 
토요일은, 저만 일찍 일어나면 되니, 참석 후 바로 집으로 왔습니다. 

그렇게 달리는 거 말고는 인사 정도 하고 헤어지는,,,, 그 정도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2. 첫 마라톤 대회 후  

회장님께서 어찌나 push하시던지,,,, 가입 3개월 만에 마라톤 대회를 나가게 되었습니다. 

토요 정모에 열심이었고, 회장님께서 대회 1주일 전, 허리를 다쳐서 뛰지 못하시는데도, "자원봉사"로 고문님과 같이 마라톤 대회에 동행했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회장님도 그렇고, 고문님도 그렇고, 대회 참석도 하지 않으시는데 같이 가신다고??

새벽부터 일어나야 하고,
도착해서는 대회 참석자와 같이 출발 전까지 기다려야 하고, 
대회 참가자 올 때까지 4시간 넘게 기다려야 하고, 
그리고, 다시 집에 오면,, 

'달리는 사람들 챙기는 것 만으로 하루를 다 쓰신다고??'

'달리는 사람들은, 누군가 달리는데 달리지 못하면,,,, 그 아쉬움을 알면서 같이 동행하신다고??' 

이때가 아마 '인사 정도만 하고 헤어지는 관계 이상' 무언가 더 생각하게 되더군요. 

 

3. 안양 BEST 러닝 코스 후 

여름철 안양 BEST Running 코스. 

옆 링트 참조하시면 됩니다. 삼막사 계곡 코스

코로나 때, 회장님, 고문님, 하늘님 세분이서, 거의 대부분 이 코스를 달리셨다는 이야기도 듣고,

겨울 때, 회장님께서 삼막사 계곡 입수 코스를 몇 번 말씀 하셔서, 수요일 저녁 와이프 양해를 구해 한번 참석했습니다. 

빠른 페이스로 헉헉 거리며 달리기를 겨우 끝낸 것도 기분 째지는 데, 
시원한 물에 풍덩!!!   
버스타고 학원가 도착 전까지,,,,, 꾹꾹 올라오는 갈증을 맥주 원샷으로!!    

이때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나도 일주일에 한번쯤은 내가 좋아하는 달리기도 하고, 자주 만나는 분들과(1주일에 한두번이면 엄청 자주인거죠) 술자리 하면서 즐겁게 보내도 되지 않을까?'   


그렇게 달리기만 생각하고 가입한 동호회가 어느덧 친분이 쌓이면서, 달리기 이상으로 제 생활에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II. '소풍'    

좋은 분들과 뿌듯한 달리기를 하는 것도 좋은데, '달리기' 자체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달리는 중간에 기분 좋음이 한번 오고, 힘든 시간이 끝나야 뿌듯함으로 마무리되는 거라,,,,


문득, 

'힘든 훈련 말고, 풍경도 보고 중간에 쉬기도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달린 후, 회식으로 끝내면 좋지 않을까?' 

그렇게, 동대문역에서 인왕산까지, 다시 남산타워를 거쳐 출발지점으로 복귀하는 '인왕산 코스'로 달리기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하기 글에 있는 사진을 보면 그 웃음이,, 말해주죠^^ 

 한양 도성길 달리기 소풍


소풍을 다녀오니,, 또 다른 욕심이 생기더군요. 



III. "잔치"    

  

1. "잔치 한번 하시죠!!" 

수요정모 후 간단한 술자리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소풍'이 너무 좋아 다시 한번 가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그 와중에, 춘천 마라톤 가기 전, 보양식!! 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다, 예전 원로분들께서 가끔 하늘님 카센타에서 직접 음식을 해드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근 1년 같이 달려온 분들, 짧게는 3개월이지만, 힘든 운동을 같이하면 알 수 없는 친분이 쌓이는 거 같습니다. 

친분에 비하면 운동 후 바로 헤어지기에 서로 잘 모르고,,,그렇게 보양식겸, 편하게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 하는 시간!! 

 "저희도 잔치 한번 하시죠"    


2. 말은 쉬웠지만,,,,  

잔치 메뉴 고르는 과정에, 제가 멋도 모르고, '소머리' 라는 이야기를 드렸는데,, 원로분들께서 망설이시더군요. 

이번 잔치 때, 저야 옆에서 잠깐 도와드리는 것만 했는데,,, '소머리' 했으면,, 도와드리는 것만으로도 몸살 나지 않았을까?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자며, 추가 탁자며 회장님께서 안산 사무실에서 직접 pick up해 오시고,,,,

고문님께서는 잔치 전날 카톡으로 장문의 글을 통해 job to do list와 스케줄까지 작성하시고,,,,,

그렇게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고문님과 회장님께서 추가 재료 구매를 위해 움직이셨고, 

저 또한,,,,약간 긴장되는 마음으로 일찍 사무실에 가게 되고,,, 

  

3. 바쁜 마음으로  

농수산물 시장이 쉬는 날이라,, 장보기가 약간 늦어졌고, 부산한 마음으로 음식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고문님께서, 불부터 피워 물을 끓이시면서,, 


"정팀 우선 갖고 온 재료부터 탁자에 올려놓고 시작해 보자고" 


그렇게 회장님과 고문님께서 바쁘게 움직이시고,,,, 


해신탕도 슬슬 완성 되어가고, 



어느정도 음식이 정리되면서 회장님께서 

"아 되다,,,원래 이럴 때는 맥주 한잔 하면서 준비하는 건데,,,,,,"   

그렇게, 중간에 낙지에 소주 한잔하며,, 




4. 동진씨의 '돈의 흐름과 세계정세'를 시작으로,, 

달리기에서 갑자기 돈의 흐름???

열심히 달리시는 동진씨가 이 분야 전무가라, 기능제부를 해 주셨고, 한 시간의 진지한 강의와 질의 응답 시간이 오고 갔습니다. 

달릴때는 몰랐는데,, 질문하시는 내용이 사뭇 진지하고 너무 해박하셔서,,,, 전,, 이해하는 척만!! 


5. 그렇게 완성된 보양식


 

IV. 사석에서 뵈니   

한참 직장생활 할 때, 만나는 사람도, 술자리 하는 사람도, 만나서 하는 이야기도 모두 직장 이야기였는데,, 

사석에서 동호회 분들을 뵈니, '일 말고도 또 다른 공간이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같이 뛰면서 눈으로 정이 들고,,,,이런 자리를 통해 서로를 좀 더 알게 되는 거 같습니다.

어떤 일을 하시던지,, 가끔은 온전히 본인만을 위해,  

'좋아하는 달리기도 하고, 자주 만나는 분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 되지 않을까?'   

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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