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울트라 마라톤 100km를 도전할 수 있나요?



욕심

마라톤을 하면, 욕심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거 같습니다. 

처음 5km를 쉬지 않고 달렸을 때의 뿌듯함은 '10km도 한번 도전해 볼까?' 

10km 도전에 성공하면, 또 다시 '언제쯤 20km를 뛰어봐야지' 

그렇게 20km에 도전하다 부상을 겪고 나면 주춤하지만,,, 

여전히 마음속에는 '언젠가 꼭,,' 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랬던 저였는데, 

2주 전, 천안 흥타령 울트라 마라톤 100km를 도전했고, 부상이 있긴 했지만 완주했습니다.  

마라톤 동호회 분들 중 100km를 뛰어보신 분들은 제 무모한 도전에 걱정을 많이 하셨고, 

경험 없는 분들은, 격려와 반신반의를, 

저 또한 '과연 가능할까?' 대회를 준비하면서도, 대회 당일에도 의심하면서 출발 했습니다. 


"언제쯤 울트라 100km를 도전할 수 있을까?"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 거 같아, 제 경험을 말씀 드립니다.  

제 수준을 보고, 가능 여부를 판단해 보시면 될 거 같네요. 


마라톤 동호회 가입 전 

혼자 달리다 말다를 10여년 했고, 9년차에 10km를 겨우 1시간안에 들어왔습니다. 

언젠가 한번, 20km를 도전했다가 무릎이 시큰거려 한동안 뛰지 못했고, 

이후에는 10km를 봄 혹은 가을에 주 2~3회 뛰었고, 추운 겨울, 더운 여름에는 거의 뛰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심적으로 괴로운 일이 있어서, 거의 매일 10km를 한 달 동안 달렸고, 

처음 50분안에 들어온 적이 있습니다. 

그 때가 2023년 10월이었습니다.  


마라톤 동호회 가입 후 _2023년 11월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하자마자, 첫 훈련에 20km를 달렸고, 이후 매주 토요일 정모 때마다 20km에서 25km 사이를 달렸습니다. 

동호회 가입 3개월 만에 고구려 마라톤 32km 대회를 2시간 50분에 들어왔습니다.

이후 두 번 더 half 대회를 참가했고, 대략 510 페이스로 달렸습니다.  


첫 풀코스 도전과 부상 _2024년 9월 공주 마라톤 

마라톤 정모를 일주일에 두 번 꾸준히 참석했고, 정모가 없을 때는 혼자 5km 혹은 10km를 간혹 뛰었습니다. 

정모에서는 동호회 회장님 스케줄 대로, 언덕 달리기도 하고, 인터벌도 하고, LSD도 하고, 훈련 때 부상도 없고 컨디션도 좋았습니다. 

32km를 그해 3월에 달려 보았기에, 거기서 10km만 더 달리는 풀코스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으로 2024년 9월 공주 마라톤!! 첫 풀코스를 도전했습니다. 

하지만,,, 32km 지점에서 오른쪽 장경인대 부상으로, 남은 10km를 절룩거리며 4시간 50분만에 겨우 들어왔습니다. 


대회 이후, 장경인대 부상에도 불구하고,  
조급한 마음에, 조금 괜찮아지면 다시 달리고, 그러다 또 통증이 오고, 또 괜찮아지면 다시 달리고, 또 통증이 오고, 계속 반복하다 보니, 장경인대 부상이 6개월 넘도록 잘 낫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6개월 간 장경인대 부상으로 고생했고, 올해 2025년 3월 고구려 마라톤과 4월 행복가게 마라톤에서는 Half만 달렸습니다.  

이후 다리가 회복되면서, 여름부터 2025년 9월 공주 풀코스를 target으로 준비했으나, 대회 신청 다음날 마감되어 신청을 하지 못했습니다.

  

울트라 100km 신청 후   

첫 풀코스 도전에, 부상으로 4시간 50분만에 들어오고, 이후 장경인대 부상으로 6개월간 30km 이상 LSD는 해 보지 못하고, 

무모하게 신청한 9월 천안 흥타령 울트라 마라톤 100km. 대회일까지 3달!! 

기존 방식대로 안양천 왕복 훈련은 부족하다는 생각에, 삼막사 언덕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삼막사까지 고도가 대략 300미터였고, 주 2회 정도는 삼막사로 코스를 잡았습니다. 

2주후에는 삼막사에서 더 올라가 철탑까지 476미터

보강 운동과 심폐 지구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 삼막사와 철탑 코스를 위주로 훈련했습니다. 

삼박사 철탑 코스는 하기 참조하세요.    

그리고, 대회 26일 전에는, '과연 100km를 뛸 수 있을까?'를 시험해 보기 위해 최종 50km LSD를 진행했습니다. 
언덕도 있고, 29도로 무더웠고, 습도 또한 높은 날이었습니다. 다행히 다치지 않고 LSD를 마쳤습니다. 

50km LSD는 하기 참조하세요.    


그리고 울트라 100km 대회   

40km까지는 부상 없이 달렸고, 42km 지점에서 몸 상태가 좋아, 언덕을 무리하게 올라갔습니다. 

이게 첫 번째 방심이었던 거 같습니다. 
언덕을 내려오면서, 오른쪽 발바닥에 통증이 왔고, 이후 왼발에 좀 더 힘을 실어 달렸습니다. 

이렇게 77km까지 잘 달리고 있었는데, 몸 상태가 좋은 거 같아, 다시 한번 방심하고 신나게 1km를 달렸습니다.  이후 왼쪽 장경인대 부상이 왔습니다.  
이게 두 번째 방심이었습니다. 

80km부터는 뛰지 못하고 걸어서 100km까지 겨우 들어갔습니다. 

두 번의 방심!!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다리를 생각하며 조심했어야 했는데,,, 
그 기분 좋음에 몸을 잠깐 맡겼더니 한번에 무너지더군요. 

100km 여정은 하기 참조하세요. 


경험 많으신 분들에 의하면   

풀코스를 100번 넘게 뛰시고, 울트라를 경험하신 분들에 의하면, 

울트라 100km는 풀코스를 최소 5번 혹은 10번 정도 뛴 후 도전하는 게 맞다고 하시네요. 

풀코스를 한번 뛰고, 부상으로 훈련량이 부족했던 저로서는 무모한 도전이었고, 

그나마 절룩거리며 시간 내에 겨우 들어올 수 있었던 건,  

아마도 더운 여름날 꾹꾹 참고 올라갔던 삼막사, 철탑 코스가 

하체도 심폐 지구력도 좋게 만들어 80km까지 뛸 수 있게 만들었던 거 같습니다. 


풀코스를 빨리 달리는 것 보다, 천천히 오래 달리기가 좀 더 쉬울 거 같아 신청했던 100km!! 

둘 다 어렵겠지만 16시간 넘게 달린 내 자신이 뿌듯하고 대견했던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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